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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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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한재권의 Mosic & Muvie]

이탈리아어로 마에스트로라는 단어는 어떤 한 분야의 거장이나 존경할 만한 장인, 전문가 이상의 인물들에게 헌사되는 단어다. 단순히 외길 인생을 살아온 나이든 사람에게 주어지기에는 그 말이 갖는 의미나 무게감이 너무나 엄청나다. 쉴 틈없이 발표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작, 출연작들을 접하면서 마에스트로라는 칭호가 정말이지 잘 어울리는 인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단역배우로 출발해서 1960-70년대 이탈리안 마카로니 웨스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니 감독에 의해 스타덤에 오르고 그 이후에도 맹렬하게 배우로써 감독으로써 자신을 갈고 닦고 실험하며 급기야 미 서부 소도시의 시장직까지 역임했던 1930년생의 이 남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스트우드 영화들 가운데는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에서부터 <더티 해리> 시리즈와 <버드><용서받지 못한 자> 그리고 최근의 <밀리언달러 베이비> 까지 평단과 관객 모두로부터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 낸 걸작들이 매우 많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그런 작품들과는 달리 - 상대적으로 소리소문없이 후르륵 지나친 감이 없지 않은 - 그리고 순식간에 기획 제작 개봉까지 이루어졌던 그의 또 다른 감독, 주연작인 <스페이스 카우보이,2000>의 OST를 소개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스페이스 카우보이 ⓒ프레시안무비
우선 이 영화가 초스피드로 제작 발표되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알아보자. 1999년의 어느 여름날 TV를 지켜보던 이스트우드는 미니 다큐식으로 방송되던 존 글렌 상원의원의 일생을 접하다가 곧바로 작가들에게 미팅을 요청했다. 1960년대 우주비행사로 활약하다가 전역 후 명망 높은 사업가로, 그리고 다시 심지 곧은 정치가로 숱한 화제를 뿌려온 존 글렌은 1998년 또 다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승선할 기회를 갖게 된다. 디스커버리호에 승선하며 감회에 젖는 존 글렌의 모습에 감동을 받은 이스트우드는 순식간에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2개월 여 만에 모든 쵤영일정과 제작 스케줄을 마치게 된다. 하지만 막상 촬영을 다 마치고 나서 개봉이 되기까지 3개월 여동안 CG며 사운드 작업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쏟아부은 분야는 바로 음악이었다고 전해진다. 이스트우드 본인 스스로가 열렬한 재즈 팬이자 실력있는 재즈연주인(피아노)이다 보니 그같은 시간 투자는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음악 앨범에는 생존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중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브레드 멜다우를 비롯, 재즈 색소포니스트의 대표 주자 죠슈아 레드먼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언제나 이스트우드의 훌륭한 편곡자이자 스코어링을 담당하는 마이클 나이호스가 유려한 재즈편곡으로 힘을 보탰다. 사회적으로 퇴물 취급을 받던 퇴임 후의 우주비행사들이 NASA의 부름을 받고 멋지게 임무를 완수해낸다는 간략한 플롯의 이 영화는 흡사 영화속 주인공들과도 비슷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윌리 넬슨의 격조높은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로 처연해지다가 'Young At Heart'나 브레드 멜다우의 'Old Man', 그리고 죠슈아 레드먼의 힘있는 호흡이 빛나는 'The Best Is Yet To Come'에서는 힘찬 웨스턴 영화같은 느낌마저 들게 된다.
사운드트랙의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Mexico'라는 곡인데 연주는 이스트우드 감독이 직접했다. 이미 섬세한 연주로 정평이 나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이기에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심미안적 감수성이 절절하게 묻어나오는 곡이다보니 <스페이스 카우보이>가 담고있는 관조주의, 곧 퇴역우주비행사들의 인생역정들이 그대로 전달되어지는 음악이다. (이스트우드 감독의 또다른 깊이있는 음악성은 근작 <밀리언달러 베이비>에서도 충분히 맛볼수 있다. <밀리언달러 베이비>의 음악이 누구 것인지 한번 확인들 해 보시라!) 소리 소문없이 개봉됐던 <스페이스 카우보이>는 비디오와 DVD로 이어지는 애프터 마켓 시장에서 가공할만한 저력을 보인 바 있다. 이면에는 묘하게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 속 인물들의 군상 드라마적 요소와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매력있는 재즈넘버 위주의 음악이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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