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로제 바딤의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가 개봉됐다. 그리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프랑스 영화는 큰 창조적 변화를 일궈냈다. 감독의 상상력, 창조력을 그 어떤 영화 요소보다 큰 원동력으로 삼았던 '누벨바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누벨바그 이후 50년, 3월 3일부터 1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누벨바그의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 6편을 엄선해 선보인다. 도덕과 신학의 문제에 깊이 천착한 로버트 브레송은 <소매치기>를 통해 타락한 세상에서 자신의 죄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는 소매치기 미셸과 그를 지켜주는 여인 잔느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원안으로 삼은 이 영화는 '죄와 구원'의 문제를 치밀한 행동 묘사와 클로즈업을 통해 표현해내고 있다. 끝없이 계속되는 불행과 이러한 삶의 가혹함을 끝내고자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영화 <무셰트>의 소녀 무셰트는 죽음 앞에 선 자의 숭고함을 결연하게 드러낸다. '누벨바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장 뤽 고다르. 누아르와 멜로, 코미디, 뮤지컬 등 여러 장르를 능란하게 오가며 새로운 스타일의 이야기, 영상을 만들어낸 <미치광이 피에로>가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또한 감독뿐 아니라 평론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친 프랑수아 트뤼포의 <도둑맞은 키스>, 내놓는 작품마다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는 루이 말의 <연인들>, 사소한 일상의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도덕적 문제를 건드리는 에릭 로메르의 <클레르의 무릎> 등이 함께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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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기의 삼색, 블루, 레드, 화이트로 자유, 평등, 박애의 연작 영화를 만들었던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는 사실 폴란드 감독이다. 키에슬롭스키는 <블루><레드><화이트>를 통해 유럽 통합을 앞두고 있던 90년대 유럽의 미묘한 국가적 상황은 물론 인간 존재의 근본을 이루는 요소들을 아름답고 유려한 영상 속에 미학적으로 그려낸다. 1996년, 또 다른 연작 '천국, 지옥, 연옥'을 준비중이던 키에슬롭스키가 돌연 세상을 떠났다. 그의 서거 10주년을 기념해 3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특별전에서는 세 가지 색 연작 이외에 폴란드와 프랑스에 사는 도플갱어 여인의 삶을 그린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이 상영된다.
프랑스 누벨바그 특별전 상영작 | 서거 10주기 기념 키에슬롭스키 특별전 상영작 |
<소매치기>(1959) | <연인들>(1959) |
<미치광이 피에로>(1965) | <베로니카의 이중생활>(1991) |
<무셰트>(1967) | <블루>(1993) |
<도둑맞은 키스>(1968) | <화이트>(1994) |
<클레르의 무릎>(1970) | <레드>(19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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