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8일에도 최연희 의원에 대한 파상공세를 이어가며 정치쟁점화를 시도했다. 논점은 점차 최 의원에서 박근혜 대표로, 5.31 지방선거로 나아갔다. 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악재라고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내심 지방선거 국면을 타개할만한 이슈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성추행 의혹, 박 대표가 답하라"**
우상호 대변인은 최 의원 성추행의 근본 원인을 "군사문화의 잔재"라고 규정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짙게 연상시키는 대목.
우 대변인은 "술을 마시고 경비원을 폭행하고, 경제인에게 맥주병을 날리고, 여기자에게 성추행한 것은 과거 군사문화 시절 술 문화의 한 유형"이라며 "여전히 한나라당 내부의 과거 권위주의적 군사문화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이 문제는 당사자의 탈당과 윤리위 회부 정도로 될 게 아니다"며 "한나라당 내부의 오만한 자세와 군사문화 잔재의 척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 대변인은 "우리는 이 문제가 한나라당에 악재가 됐다고 좋아하지는 않는다"며 표정을 관리했다. 하지만 이날 우리당 대변인단은 총출동해 추가 의혹을 부각시키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서영교 부대변인은 '박근혜 대표의 은폐 의혹'으로 발전시켰다.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이틀 뒤인 26일 최연희 의원이 민주노동당 정기 당 대회에 버젓이 공식 축하사절로 참석한 것을 문제 삼은 것. 언론 보도가 없었다면 박 대표가 당초 최 의원 사건을 덮고 넘어가려 했었던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서 부대변인은 "25일에는 박근혜 대표 중심으로 한나라당 대책회의가 열렸다"며 "박 대표가 이 사건을 무마하려 하지 않은 이상 어떻게 최 의원이 공식 사절로 가서 유유자적하게 박수를 칠 수 있었느냐"고 따졌다.
서 부대변인은 또 "박 대표가 피해 여기자에게 곧바로 직접 전화를 걸어 '백배 사과한다'고 말했지만, 진심이었다기 보다는 이 사건을 무마하려 시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서 부대변인은 이에 따라 ▲박 대표와 피해 여기자의 대화내용 일체의 공개 ▲사건 발생일로부터 사흘이 지난 27일 언론 보도 후 경위를 밝힌 내막 공개 ▲25~26일 사건 무마시도 여부 등에 대한 박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다.
우리당은 한편 최 의원 사건을 5.31 지방선거에서 심판해달라는 요지의 논평을 냈다가 곧바로 취소하는 등 '선거 전략적 접근'으로 비쳐지는 부분은 철저히 단속했다.
그러나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치매노인 발언, 성추행 등 사고를 계속 치는 한나라당의 비이성적 행태는 정권을 다 잡았다고 생각해서 맘대로 해도 된다고 보는 것인지 매우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미 의원도 "최 의원의 성추행 사건은 한나라당의 오만함, 이미 집권을 했다는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벌써부터 대통령 취임식에서 팡파레의 환청을 듣는 상태에 빠져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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