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효과 영화 <D-WAR>로 또 한번 화제를 불러 일으킬 심형래 감독이 국내 메이저 배급사와 손을 잡았다. 심형래 감독은 이 영화의 국내배급, 더 나아가 미국 배급을 위해 메이저 배급사인 쇼박스와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D-WAR>는 우리나라의 이무기 전설을 소재로 한 대규모의 우주전쟁 이야기다. 할리우드의 톱스타로 부상하고 있는 제이슨 베어와 아만다 브룩스가 출연했으며 로버트 포스터와 엘리자베스 페나와 같은 개성있는 중견배우들도 대거 출연한다. 국내에서보다 할리우드에서 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1999년에 발표한 <용가리> 이후 심형래 감독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 특수효과 영화에 관한 한 국내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영화적 철학이나 드라마를 꾸미는 부분에서는 좀 더 검증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용가리>에 비해 이번 <D-WAR>의 경우는 기술적인 면에서 수백 배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이 중론이어서 그가 호언하고 있는 것처럼 피터 잭슨의 <킹콩>이나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시리즈에 버금가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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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AR ⓒ프레시안무비 |
그 같은 기대 이면에는 이번 작품이 할리우드 메이저사의 투자와 지원 하에 드라마 부분 전량이 LA 올 로케로 촬영됐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이 LA에서의 촬영은 모두 할리우드 스탭들을 기용해 찍었으며 그에 따라 드라마의 완성도나 촬영,조명 등 기술적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급 특수효과에 충분히 견줄만 하다는 것이 30분짜리 '프로모 테이프(영화 완성본을 보여주기 전에 마케팅용으로 만든 테이프)'을 본 사람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심형래 감독은 현재 전체 제작비의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국내의 평균 제작비를 훨씬 뛰어넘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같은 추측이 가능한 것은 쇼박스가 이 영화의 배급을 통해 미국 국내에서만 벌어들일 수익으로 1억 달러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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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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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심형래 감독과의 일문일답. - 왜 제작비를 밝히지 않고 있는가? <용가리> 때 워낙 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영화가 보여질 때쯤 프로덕션 과정에 대한 모든 것을 밝히겠다. 일단 영화를 보고나서 평가를 받고 싶어서이다.
- 대략, 어느 정도 규모인지라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타이타닉>에 2억 달러가 넘는 돈이 들었다고들 한다. <D-WAR>는 <타이타닉>처럼 정통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내 영화사 직원만 160명이 넘는다. LA 촬영 때 수백 명의 스탭이 일을 했다. B급 스탭들이 아니었다. 6년동안 밥값만 생각해 봐라. 어느 정돈지.(웃음)
- 할리우드는 이 영화의 어떤 점에 흥미를 갖던가. 소재다. 그쪽 사람들도 용의 존재를 안다. 하지만 용이 되기 전에 이무기란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걸 매우 재미있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오리지널리티가 매우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매우 한국적이면서도 매우 세계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더라.
- 그렇다고 미국 내에서의 대규모 배급이 가능할 거라는 점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세상 일을 자꾸 의심하는 시선으로 보면 그런 얘기만 하게 된다. 근데 한번 잘 생각해 봐라. 할리우드는 지금 소재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특수효과 영화에서는 더 그렇다. 그러니까 맨날 시리즈 속편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큰 거 하나 만들어 놓고 2편, 3편, 4편을 만들고 우려 먹는다. 그들도 그것의 한계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늘 새로운 얘기를 찾고 있다. 그러던 차에 이 이무기의 얘기를 만나게 된 것이다.
- 할리우드 쪽 파트너는 누가 되는 것인가. 말할 수 없다. 그건 이제 국내 메이저인 쇼박스가 정리해 나갈 것이다. 발표 시기나 계약 내용 등등에 대해 정리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쇼박스가 나선 만큼 <용가리> 때의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쇼박스는 그런 면에서 매우 능력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 작품은 언제 완성되나. 사실 다 된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CG를 입히는 것이 워낙 시간이 걸리는 것이고 이번에는 정말 한점 흠이 없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생각에 서두를 생각이 없다. 지금까지 6년을 만들어 왔는데 몇 개월 더 걸린다고 해서 해될 것은 없다. 조급해 하지 않는다. 아마도 개봉은 올 연말쯤이 될 것이고 그 전에 5월에 칸영화제 마켓에 내놓을 생각이다.
- 지난 번 <용가리>도 칸 시장에 내놨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프리 세일(pre-sale) 단계에서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시간 차가 좀 났었다. 이번에는 거의 완성품을 가지고 딜(deal)을 하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반응이 전혀 다를 것이다.
- 해외 마켓에서의 성과를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 이제 더 이상 그런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용가리> 때의 문제는 사전에 너무 많은 얘기를 했다는 점에 있었다. 말이 앞섰다는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번에는 작품을 먼저 보여드리려고 한다.
- 그래도… 저널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돈 얘기만 한다고 비판하면서도 자꾸 돈,돈,돈 얘기만 한다. 나는 사업가이기 전에 감독이다. 감독으로서의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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