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향해 가파르게 질주 중인<왕의 남자>가 일부 대사를 표절했다는 이유로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2월 21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이자 극작가인 윤영선 씨가 서울중앙지법에 <왕의 남자> 제작사인 이글픽쳐스와 씨네월드, 이준익 감독 등을 상대로 영화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대사는 영화 속에서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이 '장님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사용된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라는 부분. 이 대사는 윤영선 씨가 1996년 집필하고 1997년부터 연극무대에서 꾸준히 공연 중인 희곡 <키스>에 나오는 것이다. 윤영선 씨는 최근 이 사실을 알고 제작사와 합의를 시도한 바 있으나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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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프레시안무비 |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자인 김태웅씨는 "문제의 대사는 윤영선 교수의 허락하에 희곡 <키스>에서 가져왔으며, 이 사실을 영화사에도 사전에 알렸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법정에까지 가게 된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왕의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시점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져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창작물의 저작권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이루어지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하다"며 사건의 본질에 주목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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