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도니 월버그, 쇼니 스미스, 디나 메이어, 토빈 벨
감독 대런 린 보우즈만 |
수입,배급 쇼타임, 미로비전
등급 18세 관람가 | 98분 | 2005년 형님보다 똑똑한 아우가 없다느니 1편만한 2편이 없다느니 하는 소리는 이제 옛날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나 할 얘기다. 그 얘기는 이렇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1편을 꼭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2편은 더이상 없다. 혹은 굳이 1편이 없다 해도 2편은 살아 남을 수 있다 따위로. <쏘우2>도 그런 영화다. 1편을 보든 말든, 그것과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이상하게도 이런 영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웬지 보고싶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건 아마도 이 영화가 갖는 하드고어적 특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그리 잔인하지 않음으로 해서 이런 류의 영화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일부 여성팬들에게조차 따돌림을 당하지 않으려는, (다소 얄팍한) 상업적인 균형감각때문인지도 모른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칼로 눈을 후벼파야 하는 상황으로 시작해서 총알이 뒤통수를 날려버리게 하고, 화덕에서 산채로 구워지게 하거나, 못이 잔뜩 박힌 몽둥이로 맞아 죽게 하고, 톱으로 목이 잘려 죽게 만든다. 끔찍하기 그지없는 장면들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영화는 그런 장면들을 별 동요없이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6mm로 찍은 거친 질감 탓도 있지만 이들 장면들은 지나치게 인공적이어서 실체감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잔인하되 잔인하지 않은 느낌이야말로 이 영화가 이때껏 거둔 상업적 성공의 요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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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우2 ⓒ프레시안무비 |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이 영화에 솔깃하게 만드는 건 이야기가 갖는 설정이다. 이 설정은 사람들의 스노비시한 정서(지적 허영심)를 슬쩍 건드리는 면이 있다. 얘기는 이렇다. '직쏘'란 닉 네임을 갖고 있는 연쇄살인범이 8명을 납치해 폐쇄된 공간에 가둬 버린다. 이 공간은 3시간후면 개방되는데 문제는 2시간안에 독가스가 퍼진다는 것이다. 8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바깥에서는 이들을 구하려고, 보다 정확하게는 8명 가운데 한명인 아들을 구하려고 동분서주하는 형사 에릭이 있다. 에릭은 결국 직쏘를 체포하는데 성공하긴 하지만 인질로 잡혀있는 8명 때문에 그를 어쩌지 못한다. 직쏘는 에릭에게 두뇌 게임을 요구하고 아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게임에서 이겨야만 한다. <쏘우2>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블록버스터급 히트를 기록해 엄청 돈을 많이 번 영화로 소문이 나있다. 흔히들 이런 영화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이긴 다윗의 용맹함 혹은 지혜로움 같은 것으로 비견되곤 하는데 사실상 영화를 보다 보면 그것도 상업적으로 교묘하게 포장돼 있음을 알게 된다. <쏘우2>는 전편인 <쏘우>와 마찬가지로 저예산영화라는 점을 상업적으로 활용한, 마치 매우 실험적이고 독특한 주제의식을 지닌 작품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일반 상업영화일 뿐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나마 얘기가 속도감이 있고 또 즐길만한 요소가 있어 볼만한 작품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킬링타임용 영화도 그리 흔치 않은 요즘이다. 실로 오랜만에 만나는, 킬링타임용이란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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