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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형사 나도열>, 1위하면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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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형사 나도열>, 1위하면 뭐해

[박스오피스] 2월10일~12일 전국 박스오피스

박스오피스 1위도 때가 좋아야 빛이 나는 법이다. <흡혈형사 나도열>은 개봉 첫 주에, 뚜껑이 열리자마자 서울에서 약 15만 관객을 모으며 정상으로 등극했지만 아뿔사 <왕의 남자> 1000만 관객 돌파 뉴스에 묻혀 버렸다. 영화판 기자들 일부도 <왕의 남자> 1000만 뉴스가 지겨워서 <흡혈형사 나도열> 기사를 쓰려고 했지만 이번엔 또 <투사부일체>가 570만 관객을 모아 한국 코미디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는 기사를 먼저 써야만 했다. <나도열>은 이래저래 운이 없는 한주간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명예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개봉 첫 주에 1위로 오른 데에다 전국적으로 75만 이상의 빅 히트를 기록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일이다. <흡혈형사 나도열>의 흥행은 철저하게 주연배우인 김수로의 인기 덕이다. 요즘 연예계에서는 김수로가 트렌드다. <왕의 남자>가 1000만 관객을 넘은 것은 이제 더 이상 뉴스가 되지 못한다. 1000만 관객을 넘어 지난 주말까지의 관객 누계는 1026만 명 선이다. 그러니 이제 관심은 1000만 관객을 넘었느니 어쩌느니보다는 과연 이 영화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넘어서서 우리나라 최고 흥행영화가 될 것인가에까지 모아지고 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그게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 영화는 지난 주말 사흘동안만 해도 서울에서 1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개봉 7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관객을 모으는 영화는 지금껏 매우 드물었다. <왕의 남자>는 지금,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향해 냅다 달리는 중이다. <투사부일체>의 흥행도 놀라운 수준이다. 왜 이 영화에 관객들이 이처럼 몰리는 것일까.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는데다 입소문도 그리 좋은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투사부일체>에 크나큰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지금 우리의 멀티플렉스 문화가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람들은 이제 영화관하면 당연히 멀티플렉스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나라의 주요 멀티플렉스에는 지금 이 영화 <투사부일체>가 복수로 걸려 있기 십상이다. 멀티플렉스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몇몇 작품 외에는 선택의 폭이 극히 적은 상황인 것이다. 어쩌면 <투사부일체>는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굳이 또 한가지를 덧붙이자면 이 영화의 주인공 4명이 개봉 전에 공중파TV 버라이어티 쇼 프로를 싹쓸이하다시피 출연하며 온갖 해프닝으로 시청자를 즐겁게 해주었던, 이른바 '장외 마케팅'이 크게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좋은 영화인지 그렇지 않은 영화인지는 때로는 중요하지 않은 법이다. 사람들은 일단 익숙한 영화부터 찾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은 간신히 체면치레를 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팬들은 부디 이 영화가 극장에서 오래 생존해서, 작품의 의미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이름도 이제는 더 이상 한국 극장가에서 흥행 보증수표가 되지 않는다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뮌헨>은 오는 3월2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후보로 올라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카데미 수상작 혹은 수상후보작에 대해서는 별 볼일 없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이건 할리우드에 대한 가치평가를 자주적으로 하게 됐다는 얘기인가, 아니면 좋은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일까. 각자가 생각해 볼 문제다. 청춘스타 현빈을 앞세워 만든 <백만장자의 첫사랑>은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예상했던 일이다. <왕의 남자>로 한껏 기세를 올리고 있는 시네마서비스의 새로운 작품 <썬데이서울>은 보기 좋게 참패했다. 잘 되는 작품이 있으면 그렇지 못한 작품이 있는 법이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한편 잘됐다고 목에 힘주고 다니면 안 된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누구보다 그건, 시네마서비스가 잘 알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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