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대한 정부합동 감사, 김대중 전 대통령의 4월 방북을 둘러싸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두 건이 이명박 서울시장을 겨냥한 '표적 감사', 5.31 지방선거를 위한 '북풍' 조장 카드라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 열린우리당은 "그런 발상이 오히려 정략적"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 "이명박 죽이려는 盧대통령 광대놀이"…우리 "서울시가 성역이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에 대한 9월 정부 합동 감사 방침과 관련해 "지자체 감사는 국민 누가 보더라도 자연스럽고 형평성에 맞게 이뤄져야 하는데 감사를 한다고 몇 달 전부터 경고를 한다든지, 감사원과 행자부가 중복 감사를 한다든지 누가 봐도 표적감사가 의심되는 일을 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재오 원내대표 역시 "지자체는 국회가 국정감사를 하고 감사원도 수시로 감사를 하면서 다시 정부가 대대적으로 감사를 한다고 몇 달 전부터 경고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공작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영화 '왕의 남자'를 보면 연산군이 광대를 끌어들여 옳은 말을 하는 중들을 죽였듯이 노무현 대통령이 각 부처를 끌어들여 대권 후보로 잘 나가는 이명박 시장을 죽이려고 광대놀이를 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은 "서울시가 치외법권 지역이냐, 성역이냐"고 반박했다. 유 의장은 "미리 예정된 감사에 정치적 해석을 제기하는 것은 아름다운 행정에 도움이 안된다. 야당 지도부에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장은 "서울시에 대한 7년만의 감사는 인허가와 파행적 인사, 대형공사의 성과 분석 등 방관할 수 없는 문제들을 감사하기 위한 것"이라며 "16개 시도에 대한 정기 감사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장은 "서울시 감사에 정략적인 생각을 없애야 한다"며 "서울시가 서울시민의 사랑을 받으려면 당당한 자세로 감사에 임하고 떳떳한 시행정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와 별개로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통해 드러난 비리 지자체에 대한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했다. 김 대표는 "우리당은 5.31 지방선거 이전에 감사원이 지적한 지자체에 대한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부분에 대한 확인 과정이 있은 뒤 5.31 선거를 해야 향후 5년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사람들이 해당 단체장으로 또 일하게 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모 정당 당사 주변에는 지나가는 개도 1만 원권을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며 "지방선거가 과열,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 위원장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또 적발되면 절벽에서 떨어지는 심정으로 임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절벽에서 떨어질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 "김정일과 DJ 손에 나라 운명 맡기나"…우리 "흑색선전부터 중단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의 4월 방북 문제를 둘러싸고도 양당은 격돌했다.
박근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방북 문제는 하필이면 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라 많은 사람들의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문제"라며 "정부는 국민에게 의심을 받을 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선언적 기념일인 6·15 혹은 8·15를 두고 굳이 4월에 북한을 가려고 하는 것도 정치공작의 일환"이라며 "정부 여당이 민심을 얻을 생각을 하지 않고 선거를 정치 공작으로 몰아가려 한다면 우리 당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김 전 대통령이 무슨 자격으로 방북해서 이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대사를 논의할 수 있는지 문제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방북해서 연방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아직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통일방식"이라며 "김정일과 DJ의 손에 나라 운명이 달린 일을 맡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한마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 5.3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는 광대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열린우리당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은 "나는 북한을 잘 다녀 왔는데 야당과 일부 언론이 잘못 다녀온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북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4월 방북을 앞둔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일부 의혹에 대한 반박이다.
그는 "가능하면 12월에 가려고 했었던 것이 연기돼 이번에 가게 된 것"이라며 "북한에 가서도 DJ 얘기는 일부러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이어 "남북문제를 선거에 이용해 성공한 예가 없다"며 "오히려 그럴 낌새만 보이면 표를 안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도 이를 알면서 억지로 왜곡하고 흑색선전을 하는데, 그런 작태도 표를 얻는 데에 도움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임 원장과 동행했던 박병석 의원은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이 열린정책연구원의 방북을 지방선거를 앞둔 북풍 조장으로 보도하는 것에 유감"이라며 "지금 국민 수준은 남북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할 만한 수준이 아니고, 그럴 정치인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해괴망측한 발상과 억지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