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응수 |
출연 최반야, 김태훈 |
제작 김응수필름, 조우필름
배급 ㈜이모션픽처스 |
등급 18세 관람가 |
시간 88분 | 2006년 <달려라 장미>는 사랑해서 결혼했으나 결혼 후에는 무덤덤해져 결국 이혼한 한 커플이 이혼 후 다시 만나지만 지긋지긋한 상대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진짜 이별하기까지의 과정을 정말로 '지긋지긋'하게 그린 영화다. 영화는 결혼과 이혼이라는 두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결혼한 지 2년이 지난 장영미(최반야)는 열렬한 연애 끝에 결혼한 남편 강남대(김태훈)와의 삶이 지루하다. 잠자리조차도 시큰둥해진 영미는 결혼 2주년 기념일 전날, 결혼 전 남편과 첫 섹스를 나눴던 여관을 찾아가지만 그곳에서조차 둘은 활기 없고 덤덤한 시간을 보낸다. 그 후 영미는 남편을 떠난다. 여기까지가 결혼 섹션이다.
|
|
달려라 장미 ⓒ프레시안무비 |
이혼 섹션은 이혼 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다. 이혼한 지 2년 만에 만나 하루를 함께 보내기로 한 영미와 남대는 서로의 변한 모습에 신경을 쓴다. 이혼한 후 영미는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한때 연인이었던 재국을 찾아가지만 재국의 삶도 너절하기는 마찬가지다. 남대는 영미와 헤어진 후 직장도 때려치우고 영화감독이 된다. 그러나 친구 재국의 소설을 훔쳐 데뷔작을 준비하는 남대의 삶 역시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이혼 후 다시 만난 영미와 남대는 서로 추한 모습을 본 후에야 진정으로 이별에 이른다. <달려라 장미>는 사회주의 이념이 사라진 시대의 아픔을 겪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와 비정상적인 성적 욕망을 표현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욕망>을 만든 김응수 감독의 신작이다. 이상하게 김응수 감독의 영화 세 편은 연관성이 서로 전혀 느껴지지가 않는다. 이건 관심사가 다양한 것인가. 아니면 자기 색깔을 아직 찾지 못한 것인가. 그 판단이 유보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세 작품 모두 영화적인 성취를 이루어냈다고 하기에는 2%씩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로서의 자기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면 지나친 대리 변명일까. <달려라 장미>는 '낭만적인 연애는 짧고 남루하고 초라한 인생은 길다'라는 삶의 교훈을 관객에게 설파하려 한다. 하지만 그 방식이 다소 고답적이고 상투적이다. 일상성을 특징으로 한다 해도 관객들은 때론 '영화적'으로 계산된 대사와 연기를 원하는 법이다. 오히려 그 지점에서 영화속 일상성이 리얼리티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실패한 건 바로 그 지점에서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