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압수수색'을 둘러싼 문석호 열린우리당 의원(서산태안)과 검찰 간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사건의 발단은 대전지검 서산지청이 지난달 26일 서산시장 후보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루어진 '당비 대납'의 증거 확보를 위해 조규선 현 서산시장과 문석호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부터다.
***문석호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압수수색에 발끈**
이에 대해 문 의원은 "압수수색은 나와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부당하게 지역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천정배 법무장관은 "문 의원과 관련된 혐의가 아니다"라며 "현역 의원에 대한 공권력 행사는 신중해야 한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문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3일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사무실 압수수색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 자료 및 남기춘 서산지청장 등 검찰 간부의 신상자료 등 100여 건의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의원이 요청한 자료에는 남 지청장이 수사 검사로 참여했던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과 '현대비자금 사건'의 수사진행 보고서,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입장 및 진행보고서 등 검찰이 민감해 하는 사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은 또한 8일에는 '정상명 검찰총장은 국민적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공격대상을 검찰총수로까지 확대했다.
문 의원은 이 자료에서 "정 총장은 1998년 목포지청장 재직 당시 브로커 윤상림 씨와 잘 아는 막역한 사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정 총장은 군복무 중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는데, 당시 17회 사법시험은 61명만 합격한 시험으로 절에 들어가 공부만 해도 힘든 시험을 어떻게 군 복무 중에 합격할 수 있었는지 밝히라"며 정 총장의 병역비리 의혹까지 제기했다.
***검찰, "선관위 고발 사건, 압수수색 불가피" 공식 반격 개시**
이에 공식적 대응을 자제해 오던 검찰은 9일 '문석호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를 발표하며 문 의원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검찰은 "이 사건은 지난달 24일 서산시 선관위가 '서산시 공무원이 중간모집책을 동원해 당원을 모집하고 그 과정에서 당비대납이 있었다'는 내용으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라며 "당원 명부는 열린우리당 충남도당에 보관되어 있었으나 문 의원 사무실에서 당비 납부를 일괄 취합하였다고 해서 문의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한 "압수수색 결과 당비 대납을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많은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사안이 이러함에도 공명선거를 위한 선관위의 고발과 검찰의 수사에 대해 이를 정치적인 의도로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아니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특히 "이 사건을 아무 근거 없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보복, 법조브로커 윤상림과 검찰총장의 연루 의혹 및 검찰총장의 병역의혹을 언급하면서 보도자료 형식으로 배포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문 의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검찰은 또한 '정 총장과 윤상림이 막역한 사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 총장은 윤상림을 전혀 알지 못하고, 목포지청장 재직 시절에도 윤 씨를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하는 한편 '군복무 중 사법시험 합격' 의혹에 대해서도 "정 총장은 정식으로 군복무를 마쳤으며, 군복무 중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문석호 "자료요구는 정당한 의정활동"**
하지만 문 의원은 이날도 검찰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문 의원은 검찰의 반박에 대해 "오늘 검찰이 '당비 대납과 관련한 많은 자료를 확보했다'고 발표하며 본인이 관련된 듯한 입장을 밝혔다"며 "'당비 대납과 관련한 많은 자료'가 무엇인지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자료를 요구한 것은 사법개혁 관련된 자료, 부당한 압수수색에 관한 자료, 검찰 지휘라인의 도덕성과 자질을 파악하기 위한 자료"라며 "국회의원이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한 고유의 권한을 행사하는 자료 요구인데 그걸 가지고 검찰이 언론에 흘리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하는 등 당분간 검찰과의 신경전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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