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세계 최초로 석유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줄여 2020년부터는 석유 없이 살아겠다는 것이다.
***석유 고갈 가능성에 따른 가격 상승 대비 목적**
모나 사린 스웨덴 지속가능개발부 장관은 "우리는 2020년까지 석유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며 "석유의 자리는 그보다 더 좋은 대안에너지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며 가정에서 난방을 위해 석유를 쓸 필요가 없고 차량 운전사들도 가솔린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스웨덴의 계획은 이미 작년 9월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발표한 것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추가 건설 없이 석유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것이어서, 스웨덴보다 더 발전된 서구 국가들보다 더욱 획기적인 정책이라고 영국 신문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대안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스웨덴 정부의 계획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 기후 변화 등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석유 고갈로 인한 가격상승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스웨덴 왕립학술원의 에너지위원회는 전세계의 석유 공급량이 이미 최고점에 달했고 앞으로 차츰 감소할 것이며, 이로 인한 석유 가격 상승이 세계 경제에 미칠 타격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스웨덴은 2016년까지 전력 수요의 3분의 1을 수력, 풍력, 태양광 등 재생가능 에너지로 공급하고, 주택난방과 자동차 연료 등 모든 분야에서 대안에너지를 제공하며, 대안에너지 이용자에게는 감세 혜택까지 줄 계획이다.
페르손 총리는 이를 위해 기업가와 농민ㆍ학자ㆍ시민단체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오는 여름 이 위원회는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원자력도 단계적으로 줄일 것…"'비현실적'일지언정 대안에너지에 대한 관심 높일 것"**
스웨덴의 석유의존도 탈피 계획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1970년대 중반 석유파동 이후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스웨덴은 여러가지 정책을 입안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그 결과 1970년 77%에 달했던 석유 의존도가 2003년 32%로 줄어들었다.
가정 난방의 경우 이미 10년 전부터 지열과 쓰레기 소각열을 이용해 왔고, 거의 모든 전력도 원자력과 수력발전을 통해 얻고 있다. 스웨덴은 특히 풍력과 수력 발전에 유리한 지형을 가지고 있어 남부 해안을 따라 대규모 조력 발전소를 2009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스웨덴은 이미 에너지 자원의 26%를 재생가능한 자원들을 통해 얻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 평균 6%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 1980년에는 국민투표를 통해 원자력도 단계적으로 그 의존도를 줄여가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의 '석유 중독 현상'을 줄여가기 위해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 계획을 밝힌 것보다 더욱 진전된 에너지 정책인 셈이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대체 에너지의 선진국으로 평가되는 아이슬란드나 브라질보다 더 앞선 구상이다. 아이슬란드는 2050년까지 모든 차량과 선박 연료를 수소 연료 전지로 바꿀 계획이며, 브라질도 운송 연료의 80%를 2010년까지 에탄올로 전환할 예정이다.
환경운동가들은 스웨덴의 계획을 반기고 있다. 대안 에너지를 통해 환경오염도 줄여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성공 여부를 떠나 스웨덴의 계획이 대안 에너지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을 높여갈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그러나 이같은 스웨덴 정부의 계획이 현실화되기 힘든 비현실적 계획이라는 주장도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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