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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윤의 영화정석] 영화제작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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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윤의 영화정석] 영화제작은 절차적 민주주의가 필수

영화제작 현장에는 적어도 50명에서 80여명의 스태프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문지식을 영화에 투영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영화제작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스태프들과 많은 회의를 하게 되고,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고난 후에야 촬영에 들어가게 된다. 그래도 촬영장에서는 스태프들끼리 이견이 나오게 되고 이를 잘 통제하고 조정하지 않으면 영화는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아 개봉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또는 당초 기획했던 영화와는 판이한 영화가 나오기도 한다. 영화 한 편이 기획되어 개봉되기 위해서는 약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 중에서 촬영하는 기간은 약 3개월에서 4개월 정도이며, 편집과 후반 작업도 2개월에서 3개월 정도 걸린다. 제작 기간의 2분의 1 이상을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많은 스태프들과 의견을 조정하여 한 우물을 파기 위한 것이다.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감독은 프로듀서와 함께 스태프들을 꾸린다. 수많은 스태프들 중에서 작품에 적합한 스태프를 정하게 되고, 이들과 작품에 대한 논의를 하며, 또한 수많은 연기자 중에서 적합한 연기자를 선택하여 그들과 캐릭터에 대하여 연구하고 결정한다. 이 때 아무리 탁월한 능력의 감독이라 할지라도 감독 혼자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각각의 스태프들과 연기자들이 자신들이 연구한 의견을 제시하고 감독은 그 중에서 가장 좋은 의견을 결정하기도 하며, 감독이 제시한 의견에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서 점차적으로 의견을 좁혀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들이 끝나면 촬영으로 들어간다.
2월 8일에 있었던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가두시위 현장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영화 한 편이 완성되면 개봉하기 전에 여러 층을 상대로 시사회를 갖는다. 이를 통하여 영화에 대한 검증을 하게 되고 필요하다면 재작업을 통하여 수정도 하게 된다. 영화 한 편이 제작되어 개봉하기 위해서도 수많은 시간과 회의를 하고 여러차례 문제점을 짚어보지만 그래도 막상 촬영장에 나가면 수많은 문제점과 부딪히게 된다. 1년에 이러한 영화가 60편이 제작된다. 그리고 그 중에서 25%정도인 15여 편만이 흥행에 성공하며 나머지 영화들은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한다. 또한 그 중에서 몇 편만이 작품적으로 인정을 받고 나머지 영화들은 평론가 또는 관계자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기도 한다.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은 기업이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자동차를 기획할 때 대표이사의 말 한마디로 기획하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어떠한 상품이 시장에 필요한가를 검토하고, 필요한 차종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어떤 디자인이 상품적으로 가치가 있는가를 검토한 후에 전문가들과 논의하여 결정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제품이 나와도 시운전을 통하여 성능테스트를 한 후에 시장에 선보일 것이다. 회사에 사활이 걸린 신제품일수록 그들의 검증작업은 더욱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할 것이다. 최근에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야만 국가 이익이 생긴다고 발표했다. 또한 스크린쿼터가 FTA협정에 주요 이슈이며 이와 더불어 쌀수입 개방도 필요하다고 발표하고,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못해 FTA를 맺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져 국가이익이 감소한다고 하였다. 정부의 발표를 100% 신뢰한다면 한미 FTA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면 IMF 이후에 또 다른 위기가 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대한 협정을 앞두고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IMF 위기 때를 상기해 보자. 어느 날 국민들은 대통령의 발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동안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위기를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IMF를 맞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온 국민들은 생활규모를 줄이고, 가장들은 평생 몸담았던 직장에서 기업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기 위하여 퇴직을 하고, 이것도 모자라 집에 보관한 돌반지들을 정부에 헌납하였다. 그리고 몇 년 후, 우리나라는 IMF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가 중대한 협정이라고 주장하는 정부는 이러한 협정을 맺어야 하는 시점이 오기 전까지 무슨 준비를 하였는가? 스크린 쿼터가 FTA 협정에 중요한 이슈라면 영화 관계자들과 어떠한 협의라도 가졌는가? 그리고 내놓은 지원책은 1999년도에 작성된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마치 영화산업에 대해 고민했다고 국민들과 영화인들을 기만하려 하는가? 한미 FTA체결을 위해서는 각 산업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치고 또한 협상을 하기 전에 예상되는 협상안을 국민들에게 발표하고 이에 필요한 논의를 하는 것이 맞는 순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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