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결정하고, 이란이 이에 대해 우라늄 농축 재개와 IAEA 핵사찰 거부 등으로 강경하게 맞서는 가운데,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주장이 단지 이란에 대한 위협적인 경고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2-3개의 핵심시설 파괴로 충분하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5일(현지시간) 인터넷에 올린 최신호(13일자) 기사를 통해 "무시무시한 생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이스라엘은 단지 경고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의 국방 전문가들이 만약 필요하다면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에 대해 의심을 표명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전직 이스라엘군 전략기획관인 슐로모 브롬은 2~3개의 핵심시설 파괴로 이란 핵프로그램의 무력화는 충분하다며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이스파한의 우라늄 전환시설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군 고위관리도 "장애물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것들을 제거한다면 이란의 핵 프로젝트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은 1981년 이스라엘이 사담 후세인 체제의 이라크 오시라크에 위치한 원자로를 가동 직전에 전격적으로 폭격한 일로부터 교훈을 얻어 나탄즈와 같은 기초시설을 은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이 잡지는 설명했다.
이스라엘 군 고위관리도 이란의 핵 시설이 "분산돼 있고, 땅 밑에 숨겨져 있으며 견고하게 벽을 쳤다"며 이들에 대한 공격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 근거는 이스라엘이 갖고 있는 무기 등의 전력이다. 비록 국제사회의 감시와 사찰을 거부해 비난을 사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핵무기도 보유하고 있으며, 지하벙커 파괴용 '벙커 버스터'를 100기 이상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크루즈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새로운 독일 잠수함 2대를 구입하는 등 전력도 강화하고 있다.
***"공격보다 공격 후 돌아오는 일이 정말 어려운 일"**
그러나 공습을 통한 이란 핵프로그램의 파괴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은 각 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으려면 여러 차례의 공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이란이 최근 업그레이드한 MiG-29 요격 미사일의 경우 공중에 있는 물체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브룸은 "(전폭기가) 시설에 접근해서 폭격을 가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지만 "정작 어려운 것은 돌아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핵 시설에 대한 폭격 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어 위험이 크다는 주장이다.
또한 거리상의 문제도 있다. 지난해말 미군 육군대학 보고서를 통해 브룸은 이란의 시설에 대한 공격은 인도양을 경유해 이뤄질 수 있지만 이는 이스라엘 최신 전폭기의 적정 작전거리의 약 2배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그 거리는 이스라엘의 KH-130H 공중급유기들이 급유를 하고 돌아올 수 없는 거리이며, 따라서 전폭기들은 아무도 모르게 중간 지점에 기착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스라엘 비행기의 공격에 부담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신문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의 유의미성에 대한 지적도 소개하고 있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는 "실제 문제는 (폭격 등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란 고작 그 계획을 단지 몇 년 늦추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드는 부담과 비용이 얻는 것에 비해 크다는 주장이다.
〈뉴스위크〉는 이스라엘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무력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위협이 이란과의 무기 경쟁이 더욱 가열되기 전에 서방 국가들이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도록 밀어붙이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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