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생식' 1번 줄기세포, 서로 "내가 만들었다"

검찰, 박을순-이유진 연구원 대질신문도 검토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처녀생식'으로 결론이 내려진 2004년 논문의 1번 줄기세포에 대해 당시 연구진의 진술이 엇갈려 검찰이 연일 고강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미 지난 주말 조사를 받은 박을순, 이유진 연구원 등을 31일에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1번 줄기세포 제작자 집중조사**

박을순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팀의 핵치환 전문가로 2004년 논문에 제4 저자로 이름이 올려져 있고, 이유진 연구원은 버려진 미성숙 난자를 이용해 핵치환 실험을 하다가 우연한 처녀생식이 이루어짐으로써 1번 줄기세포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연구원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2004년 논문에서 처녀생식 줄기세포가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로 조작된 경위 및 조작 지시자에 대해 추궁했으나, 박 연구원은 "이유진 연구원은 미숙련 연구원으로 줄기세포를 만들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1번 줄기세포는 내가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번 줄기세포의 처녀생식 가능성에 대해 황우석 교수도 "이유진 연구원은 난자를 다룰 기술이 없었다"고 박 연구원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황우석 교수팀은 '처녀생식' 알았나, 몰랐나**

하지만 서울대 조사위는 "조사위의 업적이라면 처녀생식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신할 정도로 이미 '처녀생식'의 과정은 결론이 난 상태다. 게다가 서울대 조사위는 "당시 황우석 교수팀이 처녀생식 여부를 알아보려는 어떤 시도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처녀생식'임을 모르는 채 '실수'로 논문을 작성했을 가능성과, 당시 '처녀생식'임을 알고도 줄기세포로 논문을 꾸몄는지 여부를 검찰이 우선 가려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연구원은 당초 자신이 만든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에 의한 것임을 몰랐으나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를 거치면서 조사위 측의 결론과 동일한 입장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연구원과 이 연구원을 연일 소환해 1번 줄기세포 생성 과정에 대해 집중추궁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두 연구원 간의 대질신문까지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