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3일 오전 광저우 바이톈어(白天鵝) 호텔에서 일본 〈N-TV〉 카메라에 포착되고 일부 선전 주민들이 김 위원장을 선전에서 봤다고 증언하는 등 김 위원장이 광둥성을 시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언론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행보가 '경제 재정비를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식 개혁' 학습 목적으로 광동성 시찰?**
〈요미우리 신문〉은 1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중국식 개혁'을 학습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며 김 위원장이 이번 시찰 이후 새로운 경제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N-TV〉 카메라에 잡힌 광저우는 광둥성의 성도로, 북한 경제개혁 모델로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는 판단이 이 같은 분석의 근거다. 광둥성은 중국의 5개 경제특구 중 3개가 자리 잡고 있어 중국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지역이다.
김 위원장의 광저우 방문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 행보의 목적을 분석하는 이들의 근거에는 작년 10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방북 당시 후 주석이 '중국식 경제개혁'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던 점도 포함돼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방북 당시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하며 개혁ㆍ개방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중국식 개혁개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설득한 바 있다. 후 주석의 얘기에 대해 김 위원장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 많은 성과가 있었으며 중국의 국력을 비상히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을 뿐 북한이 중국의 개혁ㆍ개방 노선을 뒤따라갈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중국을 찾은 것이라는 초기 예측과 달리, 중국 남부 도시들을 둘러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쨌든 이번 방중이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와 연관된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방중이 덩샤오핑의 '남순(南巡) 코스'에 비유되면서, 북한이 지난 2001년 김 위원장의 상하이 방문 이후 다음해 7월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방중 이후 '제2의 7.1 경제관리개선조치'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추측이다.
과거 7.1 조치가 물가와 임금과 같은 국내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제2의 개혁조치는 재정, 금융, 유통 등 산업에 집중된 개혁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광저우, 선전 등 경제시찰 이후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
일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14일에는 경제특구인 선전을 방문할 것으로 추측했다. 선전의 한 고급호텔이 13일부터 16일까지 일반손님의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 추측의 근거다.
김 위원장이 선전을 끝으로 경제 순방을 마치면 대략 17~18일 사이 베이징으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언론들은 추측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경제 순방 후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은 열흘 안팎으로 이전에 비해 긴 기간의 방문이 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00년 5월 29일부터 사흘 동안, 2001년은 엿새 동안 중국을 방문했으며, 2004년의 경우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 동안 중국을 방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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