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3국과 러시아가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이 유엔 안보리 회부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다.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13일(현지시간) 이란 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에 대해 "그렇게 되면 일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며 "그것이 우리의 우려사항"이라고 말했다.
왕 대사는 이날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순간 이란은 (핵협상 상대국인) 유럽연합 3국과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대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이란 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와 관련해 투표를 실시할 경우 중국이 취할 입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 문제에 관한 중국의 이 같은 유보 입장은 중국이 이란 석유의 3대 수입국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유보 입장을 밝힌 날,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진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메르켈 총리와 이란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기 위한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 노력 이후 '차후 수순의 논리적인 단계'는 유엔 안보리 회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12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란에 대한 유엔의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이제 이란에 보낼 강력한 메시지가 뭔지 강구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란의 비밀 핵활동 그 자체뿐 아니라 이란 정부가 국제사회의 지적을 무시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잇는 제재가 무엇인지, 그 제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지지를 얼마나 얻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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