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전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식량 공급의 어려움을 예상하고 노르웨이 정부가 '대재앙에 대비한 지하 종자저장고'를 북극 주변에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굴착 공사를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진 이 저장고에는 지구 대재앙에 대비해 200만 개 정도의 농작물 종자를 보관할 예정이라고 영국 신문〈인디펜던트〉가 12일 보도했다.
***저장고 건설지는 북극 근처 스피츠버겐 제도**
이 저장고는 노르웨이 북쪽 북극해에 위치한 '차가운 해변의 땅' 스발바르 군도의 한 부분인 스피츠버겐 제도에 건설될 예정이다.
스피츠버겐 제도는 1년 중 절반 이상의 월평균 기온이 섭씨 0도 이하의 녹지 않는 땅으로 냉동과학 연구의 거점이다. 우리나라도 2002년 다산연구기지를 설치해 냉동과학과 북극 생태계를 연구중인 이 지역은 지하 저장고를 영하로 유지시킬 수 있어 곡식 보관에 유용한 환경이다.
더욱이 두꺼운 콘크리트 벽과 공기와 바람을 차단시켜 주는 문이 설계된 지하 저장고는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졌을 때도 안전한 종자보관이 가능하다.
***보관된 종자는 전세계가 나눠 쓸 것**
'세계작물다양성트러스트(Global Crop Diversity Trust)'의 케리 포울러 국장은 "이 저장고는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유전자 은행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쁜 일은 연달아 오는 법"이라며 "이 계획은 세계가 지구상에서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종자의 사용에 대해 그는 "종자들은 환경파괴 등으로 다른 종자들이 사용불가능해질 때만 사용될 것"이라며 지구의 대재앙에 대비한 것임을 밝혔다.
노르웨이는 종자에 대한 소유권 논란을 없애기 위해 이 보관소를 '종자은행'식으로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외교부 대변인은 보관될 종자의 종류와 범위는 이 은행을 이용하기를 원하는 나라들과 함께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하 저장고의 소유권은 노르웨이에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그들이 원할 때 언제든지 종자를 사용할 수 있다"며 이 '종자은행'이 전세계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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