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장관은 13일 황우석 사태와 관련해 "황 교수가 머리 숙여 진지하게 사죄, 용서를 구했다"며 "좀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우석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에 적극적 찬성 의사를 밝힌 김근태 전 장관의 태도와 접근법이 180도 다르다.
***황우석 교수 '불똥' 적극 차단**
정 전 장관은 이날 SBS라디오 〈진중권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황 교수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선처'를 당부했다.
그는 "극단주의적 성향을 경계해야 한다"며 "어떤 문제가 생기면 한쪽으로 우르르 몰려가곤 하는데, 이제 차분하게 이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 재판'에 대한 우려를 표한 듯한 말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라이벌인 김근태 전 장관이 '황우석 사태 진실규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장관은 또 "나는 황우석 교수와 대학 동창생이고 친구이기도 하다. 황 교수와 가까운 친구들이 저와 가까운 친구들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월 초하룻날도 (황 교수에게) 전화해서 용기 잃지 말라고 위로했다. 잘못은 잘못이고, 용기를 갖고 일어서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인연의 '순수성'을 강조함으로써 '정치적' 의미를 가진 관계는 아니라는 해명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총선 전 사석에서 "황우석 교수를 총선 후보로 영입하려고 했지만, 연구에 전념토록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서 접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황 교수 사건 보도로 〈PD수첩〉이 궁지에 몰리던 당시, 정 전 장관은 황 교수 연구실을 찾은 뒤 "황 교수는 앞서가는 사람이자 우리의 희망이므로 지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시 정 전 장관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손학규 지사 등 여야 대권 주자들의 잇따른 문병으로 정치권의 '황우석 마케팅'이 극에 달했었다.
김근태 전 장관은 최근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정 전 장관의 이런 행보를 겨냥해 "표가 되는 것에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는 것은 개혁도 아니고 실용은 더더욱 아니다"고 직격탄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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