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중반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코리아게이트'의 주역 박동선씨가 사담 후세인을 위해 유엔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 등으로 미국 휴스턴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체포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박동선씨는 유엔의 '대(對)이라크 석유-식량계획'의 수립을 위해 이라크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아 유엔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아 왔다.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계획'은 이라크의 석유수출 봉쇄를 풀고 석유 판매금을 유엔의 관리하에 식량과 의약품 구입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박 씨는 이라크 정부로부터 받은 로비자금으로 이 계획의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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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50415083959&s_menu=세계)
지난해 9월 7일 공개된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 계획 비리 조사위원회' 보고서는 박 씨가 1996년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당시 유엔 사무총장에게 100만 달러를 뇌물로 건네주려 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박 씨가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뿐 아니라 모리스 스트롱 전 유엔 대북특사에게도 이라크 문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도 이라크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겼다고 발표했다.
당시 조사위 보고서는 "박씨는 워싱턴 노멘클라투라(특권계급)의 완벽한 한 부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트롱 전 유엔대북특사는 박씨에게 받은 뇌물이 밝혀져 결국 사임했다.
박씨는 9일 휴스턴 연방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박 씨는 1970년대 중반 박정희 정권을 위해 32명의 미 전ㆍ현직 의원에게 85만 달러의 로비자금을 뿌린 이른바 '코리아 게이트'의 주역으로 당시 한미관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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