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의 '북한은 범죄정권' 발언은 외교관이 공식적으로 할 발언이 아니었으며, 대북 금융 제재 등으로 협상을 포기하고 대북 비방전으로 돌아간 조지 부시 행정부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뉴욕타임즈〉가 3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지적했다.
〈뉴욕타임즈〉는 '한국에서의 한 때의 외교'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강경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북한이 '범죄정권'이라는 그의 발언은 "외교관이 그들의 나라와 미묘하게 연관된 나라에 대해 공식적으로 할 만한 발언이 아니다"라며 "그의 발언은 남북 대화 촉진을 최우선적으로 바라는 한국 측에도 나쁘게 받아들여졌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부시 행정부가 진지한 대화보다는 비방에 더 많은 힘을 쏟았던 지난 4년간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 주변국들을 위협하는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해 여름 워싱턴은 대북 비방 발언의 수위를 낮추고 좀 더 어려운 외교적 해결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며 "그 결과로 북한은 지난해 9월 핵무기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북비방, 유치한 전략"**
신문은 이어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이후 상황은 악화됐고, 여기에는 양 측이 모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북한은 9월 합의 24시간만에 핵 폐기 이전에 평화적 핵 이용권을 보장하라며 미국을 공격했고, 다음날 미국은 북한 기업이 돈 세탁과 위폐 제조에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금융 제재를 선언했다"며 "북한과의 협상은 이 문제로 표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미국의 금융제재 등에 대한 불만으로 6자 회담 다음 단계 협상의 불참을 선언했으며, 미국은 "이에 경쟁이라도 하듯이 어린아이처럼 북한에 대한 비방 전략으로 돌아섰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처럼 부시 행정부의 '외교'를 통한 핵문제 해결 시도는 사설 제목이 의미하듯 '한 순간'에 불과한 짧은 시간뿐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사설은 "북한은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분열과 위협 전략으로 외교적 에너지를 쏟으며 시간을 벌 여유가 있지만, 미국은 그런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다"며 부시 행정부의 금융 제재 등으로 대화가 고착상태에 빠지는 것은 "단순히 실망스러운 것이 아니라,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설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 비방 전략으로의 복귀와 금융 제재에 대한 고위급 대화의 배제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세계는 9월의 약속으로 북한을 붙잡아 놓을 기회를 놓쳐버릴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