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색깔을 어떻게 잘 살리느냐가 중요하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의 말처럼 서울 삼성은 '제공권 장악'이라는 팀 컬러를 철저히 활용해 2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라이벌 전에서 101 대 88의 승리를 따냈다.
서장훈(207cm), 올루미데 오예데지(201cm), 네이트 존슨(196cm) 등 막강 포스트 진을 자랑하는 삼성은 리바운드 숫자에서 45 대 31로 SK를 압도했다. 삼성은 속공과 3점슛 적중률에서도 아직 수비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은 SK에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삼성의 강점인 리바운드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전반전(1,2쿼터)까지 43 대 45로 SK에게 뒤졌지만 3쿼터 들어 강혁과 이세범을 앞세워 매서운 속공을 펼치며 전세를 뒤집었다. SK는 외곽슛에 의존하며 삼성과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삼성은 3쿼터가 끝났을 때 77 대 65로 SK에 12점차의 리드를 잡아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의 안준호 감독은 경기 뒤 "리바운드의 우위를 바탕으로 많은 속공을 한 게 잘 먹혔다"라고 밝혔다. 안 감독은 "방성윤을 막기 위해 박성훈,이규섭,강혁을 수비수로 내세웠는데 특히 강혁이 수비를 잘해줬다. 포인트가드 이세범도 32분 동안 뛰며 팀 조율을 잘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정석의 부상을 틈타 기회를 잡은 이세범은 "우리 팀이 리바운드가 좋아 그걸 믿고 편안하게 슛을 쏠 수 있다"며 삼성의 강점을 은근히 드러냈다. 이세범과 함께 삼성의 속공을 진두지휘 하며, 수비에서는 특유의 순발력으로 상대팀의 거물급 신인 방성윤의 외곽포를 꽁꽁 묶은 강혁도 "(리바운드에 이어지는) 속공을 자주 시도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두 선수의 말은 리바운드가 강한 삼성 '고공농구의 힘'의 파급효과를 잘 설명해 주는 대목.
SK는 삼성에 맞서기 위해 초반부터 3점슛을 많이 시도했다. 하지만 36개의 3점슛 가운데 12개(적중률 33%)만을 성공시켰다. 특히 NBA(북미프로농구)의 하부리그인 NBDL을 경험하고 귀국한 방성윤은 강혁 등 삼성 수비벽에 막혀 14개의 3점슛을 쏴 4개밖에 넣지 못했다. 반면 확률 높은 골밑슛 공격을 자주 펼쳤던 삼성은 SK보다 적은 15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6개(적중률 40%)를 성공시키며 적중률에선 SK에 앞섰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