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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열사, 드라마에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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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열사, 드라마에서 부활하다

MBC, 박군 일대기 드라마로 제작 24일 방영

고 박종철 열사가 드라마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

MBC TV가 지난 87년 1월 남영동 대공분실로 연행되어 고문 끝에 숨진 박종철군의 일대기를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어 방송계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박종철군 사망은 당시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치안당국의 말같지 않은 변명으로 인해, 당시 5공 전두환 정권에 대한 국민의 공분으로 이어지며 6월 항쟁의 결정적 기폭제가 됐었다.

MBC TV는 6월항쟁 15주년을 기리는 뜻에서 오는 24일에 2부작으로 드라마 '순수청년 박종철'을 방영하기로 제작계획을 세운 후 '사실적 연기'를 위해 서울대 재학생 1백여명을 상대로 공개오디션을 보았다. 하지만 오디션에서는 박종철군의 적임자를 찾지 못해, 박군의 친구역으로 김민우군(서울대 미학과 4학년)을 뽑는 데 그쳤다.

그러나 그후 제작진은 좌절하지 않고 캐스팅 노력을 계속하던 중, 서울대 관악사 노조돕기 장터에서 화채를 만들고 있던 경제학과 2학년 최동성군을 발굴하여 주인공인 박종철역으로 캐스팅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 1일과 2일에는 서울대 사상 최초로 학교측의 정식허가를 얻어 서울대 학생회관과 강의실에서 드라마를 촬영을 하는 등 극에 사실적 요소를 더하고 있다.

제작진은 또한 리얼리티를 충실히 하기 위해 고인의 부친인 박정기씨와 당시 부검의, 주위 친구 등 10여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 고인의 생존시와 사후의 정황까지 세밀하게 취재했다.

이같이 충실한 제작과정을 거치는 까닭에 촬영 일정은 한달여로 늘어났다. 이에 드라마에 출연중인 학생들은 학업에 적잖은 지장을 받고 있으나, 이들은 고귀한 선배의 삶과 죽음을 부활시키는 의미있는 작업인 만큼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고 있다. 출연 학생들의 부모들도 "열심히 하라"고 격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작진은 이 드라마를 단순한 사건의 재연이 아니라, 박종철군의 가족생활과 학생운동에 눈뜨는 과정, 그 속에서 느끼는 내적 갈등 인간적 고뇌를 재연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이정표 감독(PD)은 이드라마의 제작 동기에 대해 "MBC는 매년 6월이면 민주화와 관련된 특집을 기획했는데 작년은 '광주의 봄'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좋은 호응을 얻었고 올해는 6.10항쟁의 불씨가 된 박종철씨의 이야기를 다루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밝혔다.

이감독은 "극의 사실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마츄어 배우와 신인들을 주로 캐스팅했기 때문에 연기 지도를 하며 제작하느라 시간이 좀 오래 걸리고 있다"고 제작상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도 이런 작품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우리가 누리고 있는 세상이 그냥 다 얻어진 것이 아니고 누군가의 희생을 발판으로 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지하는 기회가 되길 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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