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경위와 정무위의 5일 국정감사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 및 박용오 전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열려 재계 '거물'들의 출석 여부가 주목됐으나 '회장님'들의 출석 거부로 다소 맥빠진 가운데 진행됐다.
***이건희 "해외체류 중이라서"…김승연 "재판 중이라서"**
삼성자동차 채권 손실 보전 논란 등과 관련해 이날 오후 재경위의 재정경제부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예상된 대로 "신병치료차 해외체류 중"인 점을 이유로 출석불가 입장을 통보해 왔다.
다만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고위관계자 3명이 출석해 채권단과 삼성그룹 간 소송으로 비화하고 있는 삼성자동차 채권 손실 보전, 삼성자동차의 분식회계 여부,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 처리 등에 대한 삼성측의 '방어전'을 대리 수행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쏟아져 나오는 이건희 일가의 각종 의혹과 비리가 국민을 충격에 몰아넣고 있는 마당에 병을 이유로 한 이 회장의 갑작스런 출국과 해외 장기체류는 궁색하기 그지없다"며 "사실상 책임 회피를 위한 도피행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대한생명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해 재경위에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한화 김승연 회장도 "재판에 계류 중인 사안이라 참여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김 회장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남종원 전 메릴린치 서울지사장도 불참했다.
***박용성 "해외출장 중이라서"…박용오 "검찰조사 중이라서"**
정무위에선 분식회계와 관련해 두산그룹의 박용성 회장, 박용오 전 회장을 증인으로 불렀으나 박용성 회장은 "해외출장"을 이유로, 박용오 전 회장은 "검찰에서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각각 불참을 통보해 왔다.
두산그룹의 분식회계 문제를 추궁해 온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들에 대해 박용성 회장, 박용오 전 회장이 '증언 릴레이'를 하길래 당연히 오늘 오실 줄 알았다"고 비꼰 뒤 "증인 출석률은 지위의 높낮이와 반비례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용성 회장과 박용오 전 회장 등은 앞서 지난 27일 금감위에 대한 국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에는 대기업 '회장님'들이 아닌 윤종웅 하이트맥주 사장, 김준영 OB맥주 사장, 최재호 무학 사장 등과 김우식 KT 비즈니스본부장 등은 증인으로 출석해 하이트맥주와 진로소주의 기업결합 문제, KT에 대한 과징금 부과 문제 등에 대한 추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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