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무현 : 이회창 2.1%P 차이 접전
투표확실층에서는 이 후보 6.6%P 앞서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 구속 등 대통령 친인척 부패 문제에 대한 국민의 비판여론이 높은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연구소의 5월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노 후보가 46.6%를 얻어 이회창 후보(44.5%)에게 2.1%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투표확실층에서는 노무현 43.5%, 이회창 50.1%로 이 후보가 6.6%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4월 정기여론조사(4월 21일~22일)의 17.2% 포인트 차이에 비해 급격히 간격을 좁힌 것이다.
노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 격차는 3월 정기조사(23~24일)의 26.4% 포인트 차이를 정점으로 계속 좁아져 왔다.
투표확실층의 지지도 격차는 지난 5월 13일 문화일보·YTN 조사의 0.4% 포인트 차이(이회창 42.4%, 노무현 41.8%)에 비해 더욱 벌어졌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세대별·학력별 분화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20대(이회창 27.3%, 노무현 63.0%), 30대(이회창 35.2, 노무현 60.8%)에서는 노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선 반면, 40대(이회창 51.4%, 노무현 36.8%), 50대 이상(이회창 63.0%, 노무현 26.1%)에서는 이 후보가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20대의 투표확실층이 46.4%인 반면, 50대 이상의 투표확실층이 80.5%인 것을 고려하면 실제는 노무현 후보에게 훨씬 ‘위기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관심을 끌고 있는 영남권 지지도도 거의 과거 형태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의 경우 이회창 63.7%, 노무현 29.8%로 노 후보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벽은 예상보다 훨씬 두터운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북은 이회창 69.1%, 노무현 21.9%로 더욱 격차를 벌인 것으로 나왔다.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 하락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33.5%가 ‘대통령 아들 등의 비리 의혹’을 들었다. 노무현 후보가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김영삼 전대통령과 만난 것도 지지율을 떨어뜨린 데 일조한 것 같다”고 밝혔지만, ‘김영삼 전대통령 방문 등 3김정치와의 타협’을 이유로 든 응답이 23.7%나 됐다.
‘노무현 후보의 돌출적 발언과 타이거풀스 고문역 등 과거 행적’이라는 응답이 18.4%, ‘민주당이 노무현 후보를 잘 지원하지 못해서’라는 응답도 12.4%나 됐다.
한편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 39.3%, 민주당 30.8%로 한나라당이 8.5%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 20·30대 - 노무현 지지, 40·50대 이상 - 이회창 지지
이번 대선에서 세대별 대립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40·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20·30대 연령층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와 한길리서치의 5월 정기여론조사에서 20대 연령층의 63.0%가 노무현 후보를 지지, 27.9%의 지지를 받은 이회창 후보에게 35.1% 포인트 앞섰다. 30대 연령층의 지지도도 예외는 아니다. 30대 연령층의 60.8%가 노 후보를 지지한 반면, 35.2%가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대 연령층의 경우 51.4%가 이회창 후보를, 36.8%가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50대 이상의 연령층의 경우 63.0%가 이 후보를, 26.1%가 노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두 후보간에 36.9% 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대선 후보 가상대결 뿐 아니라 정당지지도에서도 세대별 격차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5월 정기조사에서 20대 연령층은 한나라당 28.0%, 민주당 45.1%, 30대 연령층은 한나라당 30.8%, 민주당 39.4%로 민주당 지지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대는 한나라당 47.0%, 민주당 19.7%, 5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한나라당 51.4%, 민주당 18.4%로 한나라당 지지도가 절대 우위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된 것 자체가 세대별 대립을 격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노무현 후보의 성향이나 리더십에 대해 20·30대들이 절대적인 호감을 보이고 있는 반면, 40대 이상의 연령층의 경우 아직 노 후보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소장은 “이같은 세대간 대립 경향은 대선으로 가까이 갈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회학자들 사이에는 이같은 현상을 ‘세력교체’과정으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세대와 이전세대간의 권력을 둘러싼 충돌이 이번 대선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간 대립 경향이 실제 대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투표확실층이 높기 때문이다. 20대 연령층 중 투표확실층은 46.4%인데 반해, 30대는 65.6%, 40대는 71.1%, 50대 이상은 80.5%로 나타났다.
20·30대가 얼마나 투표장으로 향하는가가 이번 지방선거와 대선의 승부를 판가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사개요
내일신문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연구소의 5월 정기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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