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서 총리후보를 뽑아주면 내각 구성의 전권을 넘기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내부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당 체제 정비론'과 맞물려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당 외부인사 발탁할 경우 1순위**
'백낙청 총리설'은 주로 재야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개편론과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 외부의 구체적인 인사가 거명되기는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당의 한 관계자는 "(차기 총리 문제와 관련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떠도는 수준에서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선 어느 것도 신빙성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지만, 백 교수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와 친분이 있는 이부영 전 의장은 "차기 총리 얘기를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백 교수가 상당히 식견이 있고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이라는 점에서 총리가 된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당 외부 인사가 차기 총리로 임명될 경우, 당과 정부의 유기적 운영이 어렵다는 점이 난점으로 꼽혀 백 교수 총리론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백 교수가 김대중 정부 시절엔 교육부 장관 후보로,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에는 문광부 장관 물망에 각각 오른 바 있어 당 외부 인사 중에서 총리 후보를 물색할 경우 고려대상 1순위로 꼽힌다.
한편 여권 일각에선 사실상 당내 인사인 김원기 국회의장(현재는 당적 이탈 상태)이 '관리형' 총리에 합당하고 당과의 연계고리도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김 의장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내년 1월에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는 정세균 원내대표도 입각 대상으로 꼽히지만 총리보다는 경제부처 장관 쪽에 무게가 실린 관측이 나온다.
***내년초 당-내각 개편 불가피**
차기 총리 추천을 둘러싼 이같은 다양한 전망은 내년 1~2월로 예상되는 내각과 당의 '빅뱅설'에서 기인한다.
이는 정동영 김근태 장관 등 당 대주주들이 최근 당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기정사실화 된 측면이 크다. 정 장관은 "장관도 정치인으로 당이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작은 역할이나마 보탤 각오가 돼 있다"고 했고, 김 장관도 "연말 연초에 개각요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당 복귀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 왔던 이해찬 총리도 "상의를 해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장관들도 내년 초에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표 교육부총리(경기도지사)와 진대제 정통부 장관(서울시장) 정동채 문광부 장관(광주시장) 오영교 행자부 장관(충남지사) 이재용 환경부 장관(대구시장) 등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늦어도 3월 말까지는 내각에서 물러나야 한다.
또한 그동안 한나라당 등으로부터 교체 요구가 끊이지 않던 윤광웅 국방부 장관과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까지 고려할 경우, 10여 명에 이르는 장관들의 교체가 불가피하다.
내각 '물갈이'는 열린우리당의 체제 정비와도 직결돼 있다. 그동안 "문희상 의장 체제로는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정면돌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당내 평가가 많았기 때문. 이는 정동영 김근태 장관의 '역할론'이 급부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12월 정기국회 종료와 내년 5월 지방선거 일정을 감안해 새 체제가 들어선다면 내년 1~2월이 적기로 거론된다.
하지만 정, 김 장관의 조기 복귀나 당 체제정비는 10.26 재보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지난 4.30 재보선처럼 전패한다면 두 말 할 것 없이 당체제를 정비해야겠지만, 적어도 '반타작'을 한다면 문 의장 체제가 롱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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