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언론이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한국행은 여러 이유에서 UAE 축구관계자와 팬들을 분노케 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UAE의 영자 신문 <걸프 뉴스>는 14일"아드보카트 감독은 자신의 한국행에 대해 UAE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아드보카트는 호텔에 자동차 키를 맡긴 채 두바이 공항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UAE 축구협회에 사임 의사를 통보했다"는 대한축구협회의 말과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이 신문은 "UAE 팬들이 화가 난 주된 이유는 아드보카트 감독과 (UAE 축구협회의) 계약 당시 어떤 페널티 조항도 삽입하지 않았던 것이다. UAE 축구계 인사들도 이 점에 깜짝 놀랐다. 이전에 외국인 감독들과 계약을 해 온 UAE 축구협회가 어떻게 이런 중요한 조항을 넣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이어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6년 7월까지 1년간 UAE와 계약했다. UAE 축구협회 고위관계자는 아드보카트 감독과 협회가 신사협정을 맺었고 계약 연장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를 존중하지 않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으로 간 이유는 돈이 아니라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연봉은 105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이며 8월치 월급(8만7500달러)을 받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또다른 UAE 영자 신문인 <칼리지 타임스>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떠나 UAE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낙담하고 있다. 하지만 UAE 축구협회는 아직 감독의 한국행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한국행을 택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UAE와 1년간 계약했지만 2개월 남짓한 기간만 UAE 대표팀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아드보카트 감독과 핌 베어벡을 쿠웨이트에서 만났다"고 주장했다.
아드보카트 감독과의 계약을 이끌어낸 뒤 14일 귀국한 대한축구협회 가삼현 대외협력국 국장은 "UAE 축구협회가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월드컵 본선 준비를 잘 하라고 행운을 빌어줬다. 제3국에서 아드보카트 감독과 계약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UAE 언론들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몰래 도망치듯 UAE를 빠져 나가 쿠웨이트에서 한국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지적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의 말이 진실이든 간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기 전부터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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