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첫 단독회담에 대해 청와대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 했지만 딱히 잃은 것도 없다는 분위기였다. "첫 술에 배 부르랴"는 게 이번 회담을 바라보는 청와대 시각이라고 한 관계자가 밝혔다.
***"이미 박 대표 입장 다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
김만수 대변인은 이날 회담에 대해 "대통령 말씀 그대로다"며 "합의된 것은 특별히 없지만 서로가 진지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고 평했다.
최인호 부대변인은 "회담 테이블에 앉아 서로의 입장을 투명하게 밝혔다는 것만으로도 성과라고 볼 수 있다"며 "국민들 입장에선 서로 얼굴도 안 보고 양 극단에서 자기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 부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게 하나도 없다는 부분에 대해선 "이미 박근혜 대표가 오시기 전에 자신의 입장을 다 밝혀서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에서 결과가 '성과 없음'일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고, 양측 공히 공식화하고 싶었던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데에서 의의를 찾고 있는 듯 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연정 불가' 입장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그리고 분명히 전달했다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고, 노 대통령도 "포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연정' 제안을 고집하면서 "민생 경제를 위한 초당적 내각 구성"이라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박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향후 계속 이 문제를 제기할 뜻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병완 "연정 아니더라도 정치문화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또 회담에 배석했던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문화를 대화와 타협의 문화로 만드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며 시대적 과업이라는 게 대통령 뜻"이라며 노 대통령이 박 대표의 '연정 불가' 입장에 개의치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 실장은 또 "민생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놓는 토대 위에서 상생의 정치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이는) 중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제시된 '연정이 아닌 새로운 방안'과 관련해 이 실장은 "오늘 대통령이 민생경제를 위한 초당적 협력내각을 제안하지 않았냐"면서 "연정이 아니더라도 정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자는 뜻"이라고 말해, 노 대통령이 앞으로 이 제안을 보다 구체화시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다른 야당 대표들과도 대통령 순방 일정 이후에 만나서 의논할 예정이니 좀 더 시간을 갖고 보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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