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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중진들 "박대표, 잘 싸우고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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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중진들 "박대표, 잘 싸우고 오라"

"연정 마침표" 주문…우리당은 '정개특위' 본격 가동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한나라당 중진들은 박근혜 대표를 향해 "잘 싸우고 오라", "노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라"는 등 마지막 당부를 쏟아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한편 당 정개특위를 출범시켜 본격적인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중진들 "노 대통령의 사과 받아내라"**

이날 오전 회의에서 한나라당 중진들이 노 대통령에게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의 소리'는 단연 '연정 반대, 경제 우선'이었다. 중진들은 회담에 임하는 자세에 있어서도 '당당하게'에 방점을 찍었다.

김덕룡 의원은 "연정에 대해서는 다시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엔딩'을 하고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이 점에 대해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한나라당이 먼저 영수회담을 제의했을 때는 당정분리 원칙을 내세워 거절하더니 자신이 궁지에 빠지니깐, 자신이 노리는 것이 있으니깐 만나자고 하는 것은 야당 대표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노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해 박 대표에게 공세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김영선 최고위원은 "노 대통령은 여러 선거구제 얘기를 할 것이지만 우리는 길게 얘기할 것이 없다"며 "국민 몰래 권력 나눠먹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당연히 못 박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득 의원 역시 "선거가 2008년이니 선거구제 개편은 2007년 말에 가서 얘기해도 될 문제"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지차림 박 대표에게 "잘 싸우고 오시라" **

이 같은 요구에 화답하듯 박 대표의 옷차림에서도 '전의'가 느껴졌다. 박 대표는 이날 초록빛의 바지 정장과 깃이 넓은 셔츠를 입어 도전적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예의 단아한 이미지를 강조하던 평소 차림과는 사뭇 달랐다.

이에 박희태 국회부의장도 "오늘 그 옷을 입고 가시느냐"고 물으며 "옷차림이 좋다. 잘 싸우고 오시라"고 격려했다.

박 대표는 노 대통령의 선거구제 개편론에 대한 대응으로 '행정구도 개편'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권의 기존 논의와 별 차이가 없는 '행정구도 개편'으로는 노 대통령의 '불타는' 선거구제 개편 의지를 무마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돼, 박 대표의 주장도 일방통행에 그칠 공산이 커 보인다.

***우리당 "박 대표의 대결단 기대"**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날 회담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박 대표의 전향적 접근을 주문하는 한편, 당 정치개혁특위를 발족시켜 본격적인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회담이 대결과 갈등의 정치문화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로 업그레이드하는 대결단을 기대한다"며 "두 분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고정관념을 버리고 기탄없고 내실있는 논의를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받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구도 개편을 포함해 민생과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공감대도 마련돼야 하고 정기국회 운영 등 대화와 타협이라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원내대표도 "오늘 회담이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 대표는 그러나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한나라당에서 헌법소원특위를 어제 구성했는데, 회담을 앞두고 대통령 말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특위를 만드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어제 아침 신문에 대통령이 사임해야 한다는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보수단체에서 실은 것이지만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주장과 맥락이 같기 때문에 지난해 탄핵 정국이 떠올라 섬뜩함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국민적 과제인 지역구도를 풀어낼 큰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오늘 회담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야당 대표도 정략적 입장을 떠나 구국적 차원에서 오늘 회담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유인태 "백지 상태에서 선거제도 논의해 나가자"**

열린우리당은 또 회의 직후 당 정개특위 1차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선거제도 개편 논의의 불씨를 지폈다.

이날 발족한 당 정개특위는 유인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정개특위는 향후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입법화에 중점을 두고 이에 대한 공론화의 구심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여 향후 활동이 주목된다.

유 위원장은 "일부에선 선거가 아직 멀었다고 하지만 지금 해야만 선거구제를 선택할 수 있다"며 "선거를 넉넉히 앞두고 근본적인 국가적 미래를 논의하려면 지금도 이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지난 총선 당시에는 선거제도 개편의 한계성, 제한된 정치적 환경 등으로 인해 중대선거구제에 중심을 둔 공약을 만들게 됐지만 지금은 정치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21세기 새 정치문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상태"라며 "모든 선입견과 전제 조건을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선거제도를 논의해 나가기로 하자"고 말했다.

특위 간사로 선임된 민병두 의원은 "선거구제 문제는 근본적으로 21세기 정치문화를 새롭게 짜야 한다는 절박성에서 시작됐다"며 "국민통합적 정치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얼마만큼 절박한 일인지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독려했다.

한나라당과의 대연정론에 반대입장이 강했던 일부 의원들도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는 적극 참여를 다짐했다.

송영길 의원은 "과거 분열적 정치행태와 대립적 정치갈등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대화와 상생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을 이뤄내는 데 열심히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도 "당내의 여론을 수렴하고 당내에서 일치된 의견으로 합의할 수 있는 선거구제 도출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노력하고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형주 의원은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불안정한 문제, 대결구도 극복 문제를 보다 선행적으로 공론화하고 특위 내에서 담론을 하나로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선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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