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법무 "盧 발언과 내 생각 다르지 않다"

전날 발언도 "재수사한다는 뜻 아니다" 해명

'97년 대선자금 수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24일 "내 생각과 다르지 않다"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법무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과 천 장관의 견해가 상충하는 게 아니다"고 부랴부랴 해명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 발언 직후 'U턴'**

천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노 대통령의 발언은 당시 정치자금법으로 처벌되지 않던 사안을 이제 와서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라며 "(이는) 과거 정치자금법에 따라 삼성이 처벌받지 않은 것을 놓고 지금 시점에 당시 수사팀이 잘못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내 생각과 다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법무부도 이례적으로 출입기자가 아닌 정치담당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노 대통령과 천 장관의 말씀이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고 무마했다.

법무부는 "천 장관의 (전날) 발언의 정확한 취지는 당시 검찰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엄정한 처분을 내렸고, 대가성이 없다고 판단해 처벌하지 않은 것도 합당한 결정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X파일 내용이 공개돼 이를 수사해 처벌해야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사실확인을 한다는 측면에서 당시의 수사 절차와 결정이 합리적으로 내려진 것인지 검토하고 필요한 범위 내에서 확인하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법무부는 "그렇다고 해서 당시 사건을 일괄적으로 전면 재수사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날 천 장관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당시 이건희 회장의 돈은 개인돈이 아니라 회사 공금이 분명하다는 정황이 드러나 특가법상 횡령.배임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그 부분과 관련해 당시 수사상황이 어떠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