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17일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란을 2대1로 제압하고 지난 3월 25일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일본의 지코 감독은 경기 후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10개월 동안 노력해 새로운 강팀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3년전 한일 월드컵 결승 무대였던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는 6만여 관중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사우디에 또 패해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씁쓸하게 자축할 수밖에 없었던 서울 월드컵 구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18일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코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을 모아 놓고 "같은 상대에게 2번 지지 말라"고 이란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비록 일본은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세계의 강호들과 상대하기도 전에 이란에게 2번이나 질 수 없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더욱이 17일 발표된 FIFA(국제축구연맹) 순위에서 일본은 13위에서 17위로 떨어져 15위를 차지한 이란에게 아시아 최고 자리를 넘겨줬기 때문에 이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각오가 남달랐다. 지코 감독도 "선수들에게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하겠다는 의지가 넘쳤다"며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을 높게 평가했다.
한국이나 일본으로선 홈에서 경기를 펼친 2002년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은 매우 다르다. 월드컵에서 단 1승도 하지 못했던 양국이 각각 지난 월드컵에서 4강과 16강에 올랐지만 독일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본프레레 감독은 사우디전 패배 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야유와 경질 여론을 의식한 듯 "(팬들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잊은 것 같다. 향후 해외파와 국내파의 최적의 조합을 찾아 시간을 두고 훈련하면 월드컵 16강 진출을 희망적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코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 위해서는 이대로는 안된다. 선수 개개인도 이 점을 자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계속 주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프레레 감독의 말이 옹색한 변명처럼 들리는 데 반해 지코 감독의 발언은 현실을 냉정히 바라본 비장한 출사표로 들리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단지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한 감독과 승리한 감독의 차이만은 아닐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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