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이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훈덜로에서 28명의 호주 대표팀 선수들과의 첫 훈련에 돌입했다. 현재 네덜란드 정규리그가 진행중이고 히딩크 감독은 PSV 에인트호벤의 감독을 겸하고 있어 첫 훈련을 네덜란드에서 전지훈련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사전에 약속한 데에 따른 것.
히딩크 감독은 강한 체력과 압박을 통한 호주 팀 전체의 수비력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포지션간 경쟁구도를 부추겼다. 마치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을 변모시켰던 상황과 판박이다.
호주는 지난 6월 독일에서 펼쳐진 컨페더레이션스컵 조별예선 3경기에서 10골을 허용할 정도로 수비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호주의 약점을 인지한 듯 이날 첫 훈련에서 히딩크 감독의 제일성은 호주의 허약한 수비가 반드시 물 샐 틈 없는 수비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
히딩크 감독이 강조한 수비는 스리백, 포백 등 단순한 수비라인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홈 앤 어웨이로 치러지는 남미 5위팀과의 절체절명의 플레이오프에 대비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강조한 것. 중원에서부터 철저하게 상대 공격을 끊고 수비를 탄탄히 해야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히딩크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은 5일간의 전지훈련을 통해 호주 선수들에게 수비 기술과 패턴 플레이에 촛점을 맞춘 강도높은 훈련을 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을 녹초로 만드는 히딩크 스타일의 체력 훈련도 함께 실시될 예정이다.
훈련 첫 날을 보낸 호주 대표팀의 미드필더 아마드 엘리치는 "(과거에 비해) 팀 전체의 수비적 측면이 커졌다"고 히딩크 감독 부임 후 달라진 면을 지적했다.
호주의 베테랑 수비수 스탄 라자리디스는 히딩크 감독의 축구 화두를 '조직'으로 묘사했다. 지금까지 3번이나 월드컵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라자리디스는 "히딩크는 호주에게 매우 필요한 전술적 능력을 갖춘 감독이다. 이는 우리가 남미 팀과 플레이오프를 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히딩크 감독에 신뢰를 보냈다.
라자리디스는 "아무도 호주 대표팀 한 자리를 보장 받을 수 없다. 포지션 경쟁은 뜨거워지고 있다. 많은 젊은 선수들이 훈련에 참가해 모든 선수들의 플레이에 더 많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아마도 이게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부분인 것 같다"고 밝혔다.
호주는 지난 1974년 월드컵 이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단 한번도 밟지 못했다. 호주는 다음달 솔로몬 제도를 이길 경우 오는 11월 남미 5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현재로선 남미 5위팀이 콜롬비아나 칠레가 될 가능성이 짙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 호주가 32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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