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8일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해 불거지고 있는 'DJ 죽이기' 등 정치적 음모론에 대해 "나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갖다 붙이면 언제, 어느 때든 정치적 의혹을 붙일 수 있다"며 "그러나 나는 그렇게 정치하지 않았다"며 국정원이 불법도청과 관련해 김대중 정부 4년 동안에도 불법 도.감청이 있었다고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적 음모론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이 사건은 대통령이 파헤친 게 아니라 그냥 터져 나온 것"**
노 대통령은 "노무현의 정치 전 과정을 제대로 좀 점검해보라. 한 정치인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살아 온 과정과 인격을 분석해 보면 안다"며 "나는 그런 식으로 정치할 사람이라는 어떤 과거의 근거도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를 시작하면서도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무런 의도가 없다. 음모도 없다. 전혀 아무런 정치적 음모가 없다는 것"이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 사실이 노출된 것은 내가 파헤친 게 아니고 그냥 터져 나왔다. 이 사건은 그냥 터져나온 사건이지 우리 정부가 파헤친 사건이 아니다. 특히 대통령이 파헤친 사건은 더더욱 아니다"며 거듭 정치적 음모가 없음을 강조했다.
***"정면 돌파와 내 자신을 버리는 것 외에 정치적 술수 쓴 적 없다"**
노 대통령은 "나는 그렇게 유능하지도, 정치적 공작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도 않다"며 "진실에 맞서서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는 것과 내 자신을 버리는 것, 이 두 개 이상 어떤 수단도 갖고 있지 않고 써본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치의 어려운 고비에서 내 자신이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진실이고 그 외에는 내 자신을 던지는 것이었다"면서 "그 외에 내가 썼던 술수가 있다면 얘기해 달라"며 과거 정치인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거듭 "왜 음모설을 말하고 (언론이) 받아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포퓰리즘 아닌가? 선동정치 아닌가?"라며 다소 격앙된 어조로 불만을 제기했다.
노 대통령은 "이렇게 해서 나라가 어떻게 되겠냐"며 "있는대로 가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은데 왜 없는 것을 만들어 붙이냐"고 야당의 제기한 음모론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내가 덮어버리면 내 참모들이 다음 정권에 불려 다녀야 해"**
노 대통령은 또 "중요한 것은 저는 대통령이지만 터져나온 진실을 덮어버릴 힘은 없다. 앞에 부닥친 진실을 제가 비켜갈 수도 없다. 적어도 내가 부닥친 이상 최선을 다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국정원에 이번 사건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지시했던 이유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금 내가 그 의무를 위반하고 사실을 덮어버린다면 나는 또 그렇다 치더라도 나를 위해 일한 참모들이 다음 정권에서 또 (검찰에) 불려 다녀아 한다"며 "이 악순환을 어디선가 끊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김승규 현 국정원장이 사실을 은폐했던 사람으로 언론에서 오르내리고 검찰에 불려 다녀야 하는가. 나는 김 원장이 검찰에 다시는 불려 다니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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