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사우디 파드 국왕과 '오일달러 축구'의 추억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사우디 파드 국왕과 '오일달러 축구'의 추억

[프레시안 스포츠]한국 분노케 한 사우디의 심판매수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지난 1일 사망한 파드 빈 압델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파드 국왕은 지난 1982년 이래 석유를 무기 삼아 국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우디의 1인자이기도 했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인'이었기 때문이다.

파드 국왕은 사우디를 축구선진국 반열에 올려 놓기 위해 많은 해외 명감독을 사령탑으로 모셔왔고 지난 1989년 U16(16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사우디가 우승을 차지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의 전신인 킹파드컵을 1992년 만들었던 파드 국왕은 그밖에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킹파드경기장을 건립하는 등 축구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하지만 파드 국왕이 축구를 위해 쏟아 부은 오일 달러는 때로는 국제축구계의 지탄의 대상이 됐다. 1984년 LA 올림픽 축구 아시아예선전에서 한국 국민들의 분노를 샀던 사우디의 심판매수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박종환 감독의 지휘 아래 올림픽 본선 진출을 꿈꾸던 한국은 심판의 불공정한 판정으로 사우디에 4대5로 분패했다. 사우디의 오일 달러에 매수된 인도네시아 심판은 사우디 선수가 넘어질 때마다 휘슬을 불어 노골적으로 경기 흐름을 사우디쪽으로 몰아갔고 후반 11분 3대3 동점을 이루는 페널티킥도 사우디에 선사했다.

한국은 후반 25분 정해원이 사우디 수비수의 태클에 걸러 넘어졌지만 인도네시아 심판은 외면했다. 후반 34분엔 이태호가 사우디 골키퍼를 제치고 헤딩슛을 성공시켰지만 심판은 이태호에게 골키퍼 차징을 선언했다.

심판까지 합해 사실상 12명과 싸웠던 한국은 피말리는 접전 끝에 사우디에 패하자 체력과 사기가 동시에 떨어졌고 이라크에게도 0대1로 패해 끝내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사우디 축구팀의 단장인 술탄 압둘라지즈 왕자는 "심판매수는 악의에 찬 모략이며 모든 경기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우디는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팀이다"라고 심판매수 사실을 일축했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심판위원장 알바레스(필리핀)씨가 사우디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아 승부조작을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다.

브라질 출신의 명장인 마리우 자갈로와 알베르토 파레이라(현 브라질 대표팀 감독)을 영입해 세계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사우디는 1980년대 중동축구의 맹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사우디 왕자들이 좌지우지하는 사우디 축구협회는 1994년 이래 무려 13명의 감독을 갈아치웠다. 눈앞의 성적만을 보며 일희일비하는 사우디가 '축구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