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27일 오점록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씨는 담당직원의 반대 및 부정적인 법률자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월 행담도개발㈜ 지분 90%를 가진 EKI 김재복 대표와 공모해 1억500만 달러의 불리한 자본투자협약(풋백옵션)을 맺어 도로공사에 손해 위험을 초래한 혐의다.
오 씨는 또한 협약 체결 직전 이사회에서도 휴게소 수익이 연간 100억 원에 이른다는 등의 과장된 사실을 제시하면서 이사들의 반대를 무마하고 협약에 대한 이사회 승인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공사와 김재복 씨의 EKI가 맺은 협약은 2009년에 행담도개발㈜ 주식 26.1%(평가금액 미달시 90%까지)를 1억500만 달러에 매수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 도로공사는 조건없이 매수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김재복 씨는 이 협약을 담보로 이듬해인 2005년 2월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오 씨는 이와 같은 혐의에 대해 "당시 사업이 중단되면 도로공사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해 사업 중단에 따른 분쟁에 휩쓸릴 것이 우려됐으며 다른 개인적 동기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이 '행담도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김재복 씨와 오점록 씨를 모두 구속수감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이번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이른바 '청와대 3인방'에 대한 검찰 수사 여부가 주목된다.
'청와대 3인방'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문정인 전 동북아위 위원장, 정태인 전 동북아위 기조실장으로 이들에 대해 감사원은 "개별기업 간의 문제에 관여하거나 MOU(양해각서) 체결 등의 방법으로 김재복의 자금 조달 과정을 도와준 사실이 일부 확인됐지만, 이들의 행위가 형사책임을 물을 정도가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의뢰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측에서 정 전 수석 등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의뢰해 조만간 의뢰인 조사를 벌인 뒤 이르면 29일경 정태인 전 동북아위 기조실장부터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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