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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잘날 없는 빙상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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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잘날 없는 빙상연맹

[프레시안 스포츠]코치간 편 가르기 조장한 빙상연맹

지난해 여자 쇼트트랙 선수 구타파문에 이어 올해 남자 선수들의 선수촌 입촌거부와 연맹 고위관계자의 청탁성 금품수수 의혹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내홍을 겪었던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2일 남녀 쇼트트랙 선수들의 해외전지훈련을 연기했다.

***새 감독 영입에 일부 대표팀 코치진 반기**

23일 출국해 다음달 19일까지 이탈리아 보르미오에서 해외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던 빙상연맹이 갑작스레 전지훈련을 연기한 이유는 새로운 감독 영입과 직접 관련돼 있다.

현 대표팀 코칭 스태프는 남녀 각 2명씩으로 구성돼 있지만 올림픽에 지도자로 참가한 경험이 없어 경험 많은 윤재명 감독을 영입하겠다는 게 연맹의 입장. 하지만 윤 감독의 선임이 연맹 회장단 회의에서 거론되자 일부 대표팀 코치와 학부모들이 반기를 들고 나서 연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윤 감독이 올해 1월 인스부르크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선수들의 승부조작과 구타사건 방조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반대 이유다.

윤 감독은 "승부조작은 사실무근이다. 당시 대회에서 남자 선수들에게 "실격당하지 않도록 하라"는 말만 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대회 폐회식날 선수들이 파카를 갈아입겠다고 해 숙소로 보내줬는데 그 곳에서 선후배간의 구타사건이 발생했고 나는 이 사실을 서울에 와서야 알았다. 관리소홀로 월드컵 6차대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징계를 받은 적은 있지만 7차 대회부터 다시 대표팀을 지도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윤 감독의 대표팀 복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던 한 대표팀 코치는 "지금 반대이유를 다시 말하긴 곤란하지만 반대입장은 여전하다.

이 코치는 "현재 대표팀 선수들이 스케이트 훈련을 하는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은 최악의 상태다. 이물질이 많아 선수들이 스피드를 내기 힘들고 제습기능도 떨어져 20m 앞밖에 못 볼 정도다. 전지훈련을 빨리 가서 스케이트 훈련을 하는 게 절실한 상황이다. 올림픽에 참가할 최종엔트리가 결정되는 3,4차 월드컵 때까지도 새 스케이트장이 완공되지 않을 예정이라 앞으로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빙상연맹, "어수선한 분위기서 전지훈련 보낼 수 없다"**

빙상연맹 고위관계자는 "대표팀 훈련에 차질을 빚은 건 아쉽지만 감독선임 문제로 현 대표팀 코치가 기자회견을 여는 등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전지훈련을 보낼 수 없었다. 1주일 뒤에는 전지훈련을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스케이트장 문제도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대표팀이 국내에 돌아온 뒤에는 빙질이 괜찮은 동천 스케이트장을 대여해 선수들의 훈련을 도울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빙상계 근본적 문제는 일선 지도자들 간 편가르기**

쇼트트랙 일선 지도자들은 전지훈련이 연기된 근본 이유가 연맹이 조장한 코치들간 편 가르기와 깊게 연관돼 있다는 입장이다. 윤재명 감독이 대표팀에 복귀하는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건 지난달 말 회식자리에서 대표팀 코치들 간의 구타사건이 벌어진 이후라는 지적이다. 뺨을 맞은 코치와 윤재명 감독이 같은 편이라는 생각에 연맹이 '코칭스태프의 균형을 맞추자'는 취지에서 윤재명 감독의 대표팀 복귀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빰을 맞은 대표팀의 한 코치는 다른 편에 선 나머지 코치들로부터 홀대 받았고 자연스레 대표팀 코치진은 단합될 수 없었다. 급기야 나머지 코치진들이 윤재명 감독의 대표팀 복귀를 반대하는 이유가 자신들의 뜻대로 선수를 좌지우지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의구심까지 불거졌다.

쇼트트랙 최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은 실력뿐만 아니라 코치들의 치밀한 작전에 의해 국제무대를 휩쓸어 왔던 게 사실이다. 한국 선수 1명이 먼저 레이스를 주도하며 치고 나가 외국선수들의 힘을 빼놓고 적당한 시기에 스케이트를 가장 잘 타는 한국 선수가 다른 한국 선수의 '엄호'를 받아 레이스를 마감하는 방식이다.

이러다 보니 금메달을 따는 선수가 미리 정해지는 문제가 생겼고 일부 코치들의 '제 선수 감싸기'가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 간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빙상연맹은 공정치 못한 일처리로 지도자들 간의 편 가르기를 조장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근본적 문제는 덮어둔 채 미온적인 대처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의 대표적 효자종목으로 군림했던 쇼트트랙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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