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트호벤의 히딩크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행을 확정지은 애제자 박지성에게 “맨유 벤치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해 그 진의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용수 KBS 축구해설위원은 “히딩크 감독의 발언이 어떤 의도이던 간에 박지성이 맨유로 이적한 만큼 세계적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히딩크 감독을 넘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히딩크 발언, 숨은 뜻은 무엇인가?**
히딩크 감독은 26일(현지시간) 영국 스포츠전문 웹사이트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맨유에서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 “박지성은 대부분 벤치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맨유로 이적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 아니었다. 브라질 출신의 미드필더 클레베르손은 박지성에겐 좋은 예다. 클레베르손은 맨유로 이적해 실패했다”며 “박지성은 에인트호벤에서 1년간 더 머물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지성에게 “맨유에 가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좋은 활약을 했으면 좋겠다”라며 용기를 북돋워 줬던 히딩크 감독의 이번 발언엔 숨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신의 애제자인 박지성을 벤치에 앉혀두지 못하도록 맨유에게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박지성이 좀더 마음을 다잡고 맨유에서 뛸 수 있도록 채찍질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에인트호벤이 박지성과의 재계약을 원했지만 결국 만족스럽지 못한 이적료에 맨유로의 이적이 확정되자 에인트호벤 구단의 이사로서 불만섞인 표현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용수 KBS 축구해설위원, “박지성, 히딩크 감독을 넘어서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으로 히딩크 감독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동안 동고동락한 이용수 KBS 축구해설위원은 27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히딩크 감독의 발언은 박지성을 좋은 쪽으로 자극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용수 해설위원은 그러나“히딩크 감독의 발언이 어떤 의도이던 간에 박지성은 이제 홀로서기를 해야한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성공해 세계적 선수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월드컵과 에인트호벤에서 도움을 줬던)히딩크 감독을 넘어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또 “맨유 이적은 박지성의 축구선수 생활에 있어 커다란 고비다. 에인트호벤을 떠난 만큼 이제는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동료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출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박지성은 스트라이커를 제외하곤 공격수로서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올시즌 박지성이 맨유에서 주전자리를 차지하기 힘들 경우엔 교체선수로 투입돼 감독의 전술적 요구에 어떻게 부합하느냐가 최대관건이다”라고 분석했다.
***포춘이 털어놓은 맨유에서의 치열한 미드필더 주전경쟁**
영국 지역언론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25일 남아공 출신의 미드필더 퀸튼 포춘과의 인터뷰를 통해 맨유에서의 치열한 미드필더 주전경쟁을 소개했다.
신문은 “현재 남아공에 머물고 있는 포춘은 뉴캐슬로의 이적설 보도에 당황하고 있다. 포춘은 맨유의 박지성 영입에도 불구하고 맨유 주전경쟁을 위해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포춘은 왼쪽 미드필드, 중앙 미드필드와 레프트 윙백 자리를 옮겨가며 지난 몇 년간 시간을 허비했다”고 전했다.
포춘은 지난 1999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팀내 왼쪽 미드필더인 라이언 긱스의 백업멤버로 뛰었지만 최근엔 부진했다.
포춘은 “맨유에서 주전경쟁은 대단하다. 모든 걸 다해야 팀에 남아있을 수 있다.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축구를 열심히 해야하며 인내심도 가져야 한다”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팀 맨유에서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묘사했다.
현재 맨유엔 로이 킨,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대런 플레처, 필 네빌, 키에란 리차드슨 등 수준급 미드필드 요원들이 즐비해 박지성의 주전경쟁은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의 박지성 지원사격**
한편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26일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기술위원장과의 통화에서 “오는 7월 31일 개막되는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전(8월 17일)에 박지성을 소집하지 않고 소속팀에서의 빠른 적응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본프레레 감독의 결정으로 박지성은 7월 8일께 맨유의 프리시즌 트레이닝에 합류해 오는 8월 1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도 참가할 가능성이 열렸다. 본프레레 감독의 박지성에 대한 지원사격은 소속 클럽팀에서의 활약이 대표팀 경기력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측면에서 축구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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