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카드가 난관에 봉착하면서 각종 추측을 낳고 있는 새 국정원장 인선과 관련, 청와대는 7일 "인사청문회라는 엄중한 검증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비한 다양한 카드를 마련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내부적으로 있었다"고 밝혀 주목된다.
***靑 "권진호 단수 추천, 청와대 내 문제제기 있었다"**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후임 국정원장 인선과 관련, '권진호 단수 후보'에서 '3배수 추천'으로 입장이 변한 이유에 대해 "말씀드린 대로 당의 문제제기에 입각한 것은 아니고 인선 과정에서 다른 인선과 형평을 갖춰야하지 않냐는 내부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 1일 고영구 국정원장의 사표 제출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바로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유력설이 알려진 것에 대해 청와대 인사추천회의에서 참석자 중 일부가 문제제기했다는 것으로, 최근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견제설' 등 외교.안보라인 개편 문제와 맞물려 주목되는 부분이다.
김 대변인은 또 "권력기구를 탈정치화하고 탈권력화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 컨셉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일각에서 '관리형 국정원장'에서 '정치형 국정원장'으로 가느냐는 등 추측이 있는데, 큰 변화가 있을 것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발표 시기를 노무현 대통령 미국 방문 전인 9일을 목표로 했는데, 현실적으로 볼 때 불가피하게 미국 갔다 온 다음이 되지 않겠냐"고 말해, 국정원장 후보자는 다음주에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9일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장 후보를 3배수로 다시 추천하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면서 "단수 유력 후보에서 왜 이렇게 됐냐는 게 관심이 많은데 국정원장이 인사청문회 대상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만약의 경우까지 감안한 추천 과정을 밟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권진호 보좌관을 비롯해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권진호 보좌관이 유력한 것은 여전하고, 달라진 것은 배수 추천이 된 것"이라면서 여전히 '권진호 카드'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나머지 한명의 후보에 대해선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靑, '이종석 체제 완결설' '이종석-서동만 갈등설' 등 부인**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권진호 보좌관의 국정원장 영전은 '이종석체제'의 완결로 받아들여진다"는 등 최근 외교.안보라인과 관련된 <내일신문>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이 신문이 "서동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경질된 것은 이종석 차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서동만-이종석 갈등설'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권진호 카드'가 표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조성태 전 국방장관이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까닭은 바로 이 차장의 독점을 깨고 외교안보라인의 균형체제를 만들 필요성 때문"이라는 이 신문 보도도 부인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권진호 보좌관의 업무수행상 문제 등 일부에서 제기된 개인적 하자에 대해서는 "흠결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거듭 부인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장 이외에 국가안보보좌관 등 후속 인사는 아직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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