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40도에 이르는 무더위, 울퉁불퉁한 그라운드 컨디션에다 자국출신 감독으로의 교체까지. 한국과 8일(현지시간)경기를 치르는 쿠웨이트는 지난 3일 맞붙었던 우즈베키스탄과 닮은꼴이다. 5일 쿠웨이트에 입성한 본프레레호는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박주영 등 ‘젊은 피’의 적극활용과 불안한 수비라인 점검을 통해 6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우즈벡전의 교훈**
무더위와 함께 공의 바운드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좋지 않은 그라운드 컨디션때문에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악전고투를 펼쳐야 했다. 더욱이 한국팀의 핵심전력인 박지성과 이영표가 에인호벤에서의 고된 한 시즌을 마감하고 경기를 치른 탓인지 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앙 공격수로 나선 안정환도 공간을 만들기 위한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승점 3점을 위해 배수진을 치고 한국과 맞선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정신력과 수비진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골로 성공시킨 ‘골잡이’ 샤츠키흐의 집중력은 칭찬할만 했다. 한국을 잡는 대이변을 연출할 뻔 했던 우즈베키스탄의 뒤에는 하이다로프 감독의 역할도 컸다. 지난 3월 30일 한국에게 패하자 우즈베키스탄은 축구협회와 갈등을 빚었던 독일 출신 게데 감독 대신 하이다로프 감독을 다시 중용했다. 하이다로프 감독은 모래알 근성을 갖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을 단결시키는 데 주력했고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우즈벡과 닮은 쿠웨이트, 이브라힘 신임감독 "정신력 강조"**
쿠웨이트는 한국과 경기가 펼쳐질 저녁시간에도 섭씨 38~39도를 오르내릴 정도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카즈마 경기장도 관리소홀로 맨땅이 드러나는 곳도 많다.
지난 3일 사우디아라비아에게 0대3으로 대패한 쿠웨이트도 슬로보단 파브코비치 감독을 경질하고 자국 출신의 모하메드 이브라힘 감독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이래 쿠웨이트의 첫 월드컵 본선진출을 위해 이브라힘 감독이 커낸 카드는 선수들의 정신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쿠웨이트전에 비기기만 해도 본선진출을 확정짓는 한국은 다소 여유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처럼 초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한다면 쿠웨이트의 거센 돌풍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박주영, 정경호, 김두현 등 '젊은피' 어떻게 활용할까?**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최전방 스리톱이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고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라인의 실수가 이어지며 실점을 했다. 하지만 정경호를 왼쪽 윙포워드로 투입하고 박주영을 중앙에 배치시키자 답답했던 한국의 공격력은 살아났다.
후반전 막판 터진 박주영의 극적인 동점골도 광주 상무 ‘일등병’ 정경호의 과감한 왼쪽 돌파와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는 부지런한 움직임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비록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김두현의 중거리 슛도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쿠웨이트전을 앞둔 한국의 고민거리는 컨디션 회복이 아직 덜된 ‘중동킬러’ 이동국, 수비형 미드필더 유상철과 스리백 수비라인의 구성이다. 체력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쿠웨이트 원정경기에 본프레레 감독은 ‘젊은 피’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격에서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국을 구해낸 박주영, 정경호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두현의 선발출장 여부가 주목거리다. 아직 몸상태가 최상이 아닌 유상철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체력적인 문제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