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국정원과거사건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이하 진실위)'가 김형욱 전중앙정보부장의 실종 사건의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한나라당은 27일 "오일게이트, 행담도 사건의 물타기"라고 주장하며 "국가기관의 과거사 조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과거사 발표, 오일게이트-행담도 물타기"**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사법의 통과로 인해 과거사 조사 사건 대상이 있고, 재심 사유에 대한 제한도 있다. 민간 발표도 함부로 할 수 없게 돼 있고, 수사방식도 정해져 있다"며 "그런데 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각 기관이 자기 멋대로 조사해서 발표하면 과거사법을 왜 통과시켰나"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과거사법이 발효되기 전의 틈을 이용해 국가기관이 과거사법에 정해진 규정을 위반해가면서 빨리 수사해 발표하는 저의와 의도가 뭐냐"며 "계속 이런 식으로 하면 한나라당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서병수 정책위부의장은 "어제의 발표에서 박정희 전대통령의 지시 사실도 밝혀내지 못했고,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는 등 그 스스로도 확인 불가능한 사건에 대해 자칫 더 큰 피해와 혼란을 부를 위험이 있다"며 "근거없는 설 수준의 얘기를 다시 중간발표한다는 것은 오일게이트와 행담도 게이트를 희석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김성완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오일 상쇄용 청계천 사건이나 행담도 사건 ‘덮기용’ 과거사 중간발표는 전형적인 물 타기로 노무현 정권의 정치공작은 이제 일상화되고 있다"며 "국정원, 검찰, 경찰, 군의 과거사 진상 조사위가 일시에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중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표는 26일, 과거사 발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국내 문제는 국내에 가서 얘기하자"며 답변을 피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예민한 반응은 김형욱 살해사건과 박정희 전대통령의 연관설이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자칫 당의 악재로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한 사전 예방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김무성 "3년차 레임덕"에 강재섭 "이미 1년차부터 시작"**
국정원의 과거사 발표를 '각종 의혹 물타기'로 규정한 한나라당은 행담도 국정조사 추진을 주장하면서 여권을 압박했다. 최근 한나라당의 지지도 상승 등으로 고무된 한나라당은 '무기력증'을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집권여당이 레임덕에 빠지면 피곤한 것은 국민"이라며 충고를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과거 역대정권 3년차를 돌아보면 ▲대통령 측근의 권력형비리 ▲여당내 갈등 심화 ▲고위공직자의 도덕적 해이라는 3가지 레임덕 전조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며 "노무현 정권이 3년차인데 마찬가지"라고 연일 '레임덕' 주장을 펼쳤다.
김 총장은 "집권 세력이 흔들리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며 "경제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레임덕 전조현상을 극복할 특단 대책을 여당은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고 '충고'를 했다.
김 총장은 "▲오일-행담도 게이트에 연루된 정권 실세들은 양심고백을 하고 즉각 공직에서 사퇴하라 ▲국민의 이익과 상관없는 이념 논쟁을 중단하고, 경제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라 ▲과거 정권에선 레임덕 전조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등을 정략적으로 추진했는데, 노 정권도 대북프로그램 공개해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라"고 촉구했다.
김 총장의 발언이 끝나자 강재섭 원내대표는 "집권 3년차가 아니라 (레임덕은) 집권 1년차부터 시작된 것 아닌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행담도 공세의 강도를 높였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열린우리당이 문제있는 인사들을 비호하지 않겠다고 결단한 만큼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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