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50년만에 잉글랜드 프로축구 정상에 오른 첼시 FC의 ‘효율적인 지키는 축구’가 유감없이 발휘된 한판 승부였다. 첼시는 20일 개장이래 최대관중인 4만3천여명이 운집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수원 삼성과의 친선경기에서 1대0의 승리를 거뒀다.
드로그바, 구드욘센, 케즈만 등 스트라이커가 부상으로 빠진 첼시는 윙 플레이어인 조 콜과 데미언 더프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웠다. 공격라인과 수비라인의 간격을 좁게 포진시키며 빠른 템포의 공격을 하던 첼시는 전반 15분 잉글랜드 출신 천재 미드필더 조 콜의 슛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체코 대표팀 골키퍼인 첼시의 페트르 체흐의 골킥을 수원 삼성의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냈지만 중원에 있던 티아고가 볼을 받아 헤딩으로 최전방에 있던 조 콜에게 완벽한 패스를 연결했다. 볼을 받은 조 콜은 질풍 같은 드리블로 수비를 따돌리고 각도를 줄이기 위해 나온 이운재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네트를 갈랐다.
선제골을 터뜨린 조 콜은 잉글랜드 선수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술축구를 구사했던 폴 개스코인의 후계자로 평가되는 축구천재로 경기를 읽는 시야나 패싱 감각이 특히 뛰어난 선수다.
전반 초반 안효연의 왼쪽 측면돌파와 브라질 출신 골잡이 나드손을 앞세워 날카로운 공격을 하던 수원 삼성은 선제골을 내준 뒤 동점골을 노렸지만 첼시의 탄탄한 수비진과 중원압박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 삼성은 후반전에 산드로, 전재운과 본프레레호에 합류한 김대의 등 공격진을 대거 투입했지만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개팀 중 최소실점(15골)을 기록한 첼시의 그물수비를 끝내 뚫지 못했다. 공격시 미드필드와 공격수들의 정교한 볼 처리와 빠른 움직임으로 득점확률을 높이는 한편 수비에서는 상대에게 위험지역에서의 슛 기회를 원천봉쇄하는 첼시의 힘이 나타난 셈이다.
수원 삼성은 후반 31분 전재운이 회심의 중거리 슛을 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후 첼시의 무리뉴 감독은 “우리는 사실 오늘 경기에서 원래 포지션이 스트라이커인 선수는 단 1명도 없었다. 스트라이커로 뛴 조 콜과 데미언 더프는 윙 플레이어다”라며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승리의 주요인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 좋은 기회가 몇 차례 있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지금까지 프로축구팀을 이끌면서 외국팀과 경기를 가진 것 중 첼시가 가장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했다”고 언급했다.
선제골을 기록하며 친선경기의 MVP로 선정된 조 콜은 “수원 삼성은 경쟁력이 있었고 최고 수준의 팀에 가까웠다. 시차적응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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