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이 지금까지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9월 철도청이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을 추진하던 당시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 등으로부터 유전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밤 소환됐던 이 장관은 "지난해 9월 건교부 차관이던 김세호 전 장관과 철도청장 직무대리이던 신광순 전 철도공사 사장으로부터 유전사업 보고를 받아 부하 직원을 통해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직원에게 경위 파악을 지시한 후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지만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없다"며 철도청의 유전사업 직접 개입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신광순 전 사장 및 김세호 전 차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희범 산자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협조를 요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해외 방문을 수행중이던 이 장관이 비서진을 통해 "당시 만난 기억도 보고 받은 기억도 없다"고 부인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범 정부 차원의 유전사업 개입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당시 철도청 등이 러시아 유전 개발을 위해 설립한 회사인 코리아쿠르드오일이 지난해 10월 4일 산자부에 제출한 해외자원개발계획서가 하룻만에 전격 처리된 사실에 주목, 김 전 차관 등의 이 장관에 대한 협조 요청이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를 펼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해외개발사업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었더라도 보통 3~5일이 걸리는 처리 기간에 비춰, 당시 유전사업이 너무 빨리 처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장관은 17일~22일 미국 출장을 앞두고 16일 밤 비밀리에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17일 새벽 귀가했다. 검찰은 이 장관을 상대로 이미 구속된 신광순 전 사장과 대질조사를 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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