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핵 위기 해결을 위한 공은 부시 행정부 쪽에 넘어와 있다"며 미국 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굶주린 당나귀에겐 당근 줘 다독거려야"**
퇴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김 전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가진 인터뷰에서 "굶주린 당나귀에게는 당근을 줘 다독거려야지 먼저 채찍으로 때리면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전대통령은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고 국제적 사찰을 허용토록 하려면 협상테이블에서 체제 안전보장과 구체적인 경제적 보상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외교적 수단을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면서 "북한의 목표는 핵 무기를 보유하는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안전보장과 필요한 경제적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위험한 사람" "폭군" 등 노골적인 비판으로 북한을 자극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다음날 부시 대통령에게 "불망나니" "도덕적 미숙아" "세계의 독재자" 등 표현을 써가며 응수했다. 북한은 "부시 대통령의 집권 기간에는 핵문제 해결이나 북.미 관계 진전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지난 1일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기도 했다.
***"북한, 핵무기로는 굶주린 국민 배 채울 수 없어"**
김 전대통령은 또 부시 행정부내 일부 인사들은 과거 원조를 받아 핵 개발로 전용했던 사례를 때문에 북한을 믿을 수 있는가 의문을 표시하고 있지만 "북한은 핵 무기로 굶주린 국민의 배를 채울 수 없다"며 북한이 약속을 지킬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김 전대통령은 "안전 보장을 확보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이 약속을 지키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북한은 약속을 지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대통령은 이어 구체적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6자회담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 두 나라간 합의 이후 북한이 이를 파기한다면 나머지 참가국 5개 나라가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지난 30일 6박7일간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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