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팀 연봉은 적지만 출루를 최우선 목표로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머니볼 군단’ 오클랜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18일(현지시간) 알링턴 아메리칸퀘스트필드에서 펼쳐진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박찬호는 날카로운 제구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4와 3분의1이닝동안 8안타 4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오클랜드는 장단 13안타를 때려는 불꽃 같은 타력으로 뒤늦게 추격전을 개시한 텍사스를 8대5로 제압했다.
박찬호는 1회초 1사 만루의 위기상황을 맞았지만 후속타자들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했다. 텍사스는 1회말 공격에서 마크 테세이라의 우익선상을 타고가는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2회초 박찬호는 마크 캇세이에게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맞아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2회말 텍사스는 소리아노가 헛스윙 한 사이 공이 뒤로 빠지는 행운의 낫아웃으로 1점을 얻어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한 기운이 감돌던 두 팀의 승부는 5회 갈렸다. 박찬호와의 지난 2002, 2004년 맞대결에서도 결정적 홈런을 뽑아낸 ‘천적타자’ 에릭 차베스는 5회 선두타자로 나와 4백49피트(약 1백36.8m)짜리 대형 우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차베스의 홈런은 텍사스 홈구장에서 터진 홈런가운데 지난 2003년 델가도의 홈런(4백51피트)에 이은 두 번째 대형홈런으로 기록됐다.
홈런여파에 제구력을 잃은 박찬호는 두라조, 해테버그를 각각 볼넷과 좌전안타로 내보냈다. 오클랜드 에릭 번스는 추가점을 뽑기위해 희생번트를 시도했지만 공이 높이 떠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하지만 박찬호는 후속타자 마크 엘리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고 맷 라일리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강판당할 때까지 92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이날 경기에서 제구가 듣지 않았고 투심 패스트볼의 날카로움도 떨어졌다. 더욱이 올 시즌 부진한 출발을 하고 있는 오클랜드 3,4번 타자에게 초반 공격적인 투구를 하지 못하며 투구수를 늘린 게 결정적 패인이 됐다.
연봉이 높지 않지만 가능성있는 값싼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온 오클랜드는 영건 트리오의 한 명이었던 마크 멀더를 세인트루이스에 내주고 받아온 댄 하렌이 이날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오클랜드는 올 시즌 6천만달러선에서 팀 총연봉을 맞추기 위해 영건 트리오 가운데 허드슨, 멀더 등을 내보낸 바 있다.
박찬호는 오는 23일(현지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출격해 재릿 라이트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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