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모든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지 한 장에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고 다양한 파생기록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록을 통해 만들어진 데이터는 감독에게 때로는 부메랑이 돼 돌아오기도 한다. 17일(현지시간) 콜로라도 클린트 허들 감독이 김병현을 7회 마운드에 올린 선택도 결과적으론 독이 됐다.
김병현이 홀드의 기회를 날리고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김병현은 17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5대3으로 앞선 7회 2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만만한 타자' 알폰조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후속타자 마이클 터커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콜로라도의 허들 감독은 알폰조에게 상대전적에서 10타수 무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김병현을 기용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난 셈이다. 허들 감독은 "김병현과 알폰조의 맞대결을 시도했지만 알폰조를 삼진으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병현은 경기후 "특정타자에게 강점을 보였다고 해도 매번 결과는 다르다. 오늘 제구력이 잘 듣지 않았다. 터커에게 맞은 공은 좋지 못한 실투였다"며 아쉬워 했다.
김병현의 초구를 좌측 펜스로 넘긴 터커는 "김병현이 만루상황을 만든뒤 내게는 스트라이크 존에 투구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자신의 홈런이 노려친 것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메이저리그 11년차 터커의 노련미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반면 뉴욕 메츠의 구대성은 플로리다와의 경기에서 1대5로 뒤진 7회 등판해 발빠른 교타자 루이스 카스티요를 3루 땅볼로 가볍게 처리하고 델가도, 카브레라를 연속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깔끔한 투구를 했다.
구대성은 플로리다의 슬러거 델가도를 투 스트라이크 투 볼 상황에서 낙차 큰 변화구로 삼진처리했다. 델가도로서도 몸만 움찔했을 뿐 손을 쓸 수 없는 구대성의 절묘한 볼 배합이었다. 구대성은 이어 카브레라와 풀 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다 바깥쪽 높은코스에 꽂히는 시속 87마일(시속 약 1백40km)의 빠른 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메츠는 플로리다 선발투수 A.J 버넷의 호투에 밀려 2대5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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