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최대고민은 중요한 시점마다 큰 것 한방을 쳐낼 수 있는 확실한 슬러거가 없다는 점이었다. 양상문 감독도 “두산 김동주 같은 선수가 없는 게 문제점”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16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의 경기에서 롯데는 입단 5년차 최준석의 3점포에 힘입어 두산을 10대5로 제압했다. 방망이 능력 하나만으로 양상문 감독의 부름을 받은 지명타자 최준석이 거인 타선의 슬러거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3회초 라이온의 텍사스 히트로 선취점을 뽑은 롯데는 5회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 선발 랜들을 무너뜨렸다. 롯데는 1사 1,2루 상황에서 라이온, 이대호의 적시타가 연속적으로 터지며 2점을 추가했다. 후속타자 최준석은 랜들의 시속 1백41km짜리 몸쪽 빠른 공을 완벽하게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기는 3점 홈런을 만들어 냈다. 16일 경기에서 두산의 거물급 신인 김명제를 상대로 뽑아낸 2점 홈런에 이은 이틀째 대포다.
지난 해 고작 10경기에만 출전했던 최준석의 원래 포지션은 포수지만 수비력이 약한 게 단점이다. 롯데 안방마님 최기문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최준석이 후배 강민호에게 포수 마스크를 내준 것도 수비력 때문이다. 하지만 최준석은 1백85cm, 1백7Kg의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 나오는 가공할 만한 펀치력으로 양상문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최준석은 경기후 “최근 타격감이 좋다. 5회에도 공이 맞았을 때부터 홈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4번타자가 워낙 잘 치니까 5번타자로서 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최준석은 “올 시즌 목표는 일단 홈런 20개를 치는 것이다. 감독님께서는 항상 너무 크게 치려는 욕심을 내지 말고 어깨만 벌어지지 않게 하라는 주문을 해 주신다”며 “아직 경험이 부족한 관계로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이 내 약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소총부대’라는 평가를 받은 롯데가 기록한 팀 홈런수는 88개로 8개구단 중 제일 적었다. 이대호, 페레즈가 각각 20개, 1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분전했지만 장타력에 있어서 상대팀에게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장원준, 손민한으로 이어지는 선발투수들의 호투와 최준석의 홈런포에 2연승을 기록한 롯데는 새 용병 킷 펠로우가 다음 주 주말경기부터는 출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석,이대호,펠로우의 시원한 장거리포는 4년 동안 따라다녔던 꼴찌라는 멍에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가 대단한 롯데 부활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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