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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승 투수’ 장명부, 마작하우스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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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승 투수’ 장명부, 마작하우스서 사망

[프레시안 스포츠] 불멸의 대기록 남긴 승부사

마운드에서 타자와의 수싸움에 능해 ‘너구리’라는 별명으로 통했던 한국 프로야구 유일의 30승투수 장명부(일본명 후쿠시 히로아키)가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일본 와가야마현 마작하우스에서 사망했다.

만년꼴찌 후보로 평가됐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1983년 전기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주인공인 ‘재일동포’ 장명부는 국내프로야구에 올때부터 일본으로 떠날때까지 숱한 화제를 뿌린 초창기 프로야구계 최고의 뉴스메이커였다.

장명부와 한국프로야구의 인연은 1983년 시작됐다. 3승 11패의 신통치 않은 성적과 일본인들의 차별대우를 견디다 못한 장명부는 장훈의 '모국행'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삼미로부터 1억3천만원에다 부대비용 5천만원을 받은 장명부는 계약조건에 불만인듯, 시범경기에서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제대로 대접만 해주면 "30승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미 허형 사장은 이에 장명부에게 “20승은 몰라도 30승은 불가능하다”라는 말을 했고, 장명부는 “만약 내가 30승을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되받아쳤다. 허 사장은 “그럼 1억원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때부터 장명부는 확 달라졌다. 정규시즌에 돌입한 뒤 장명부는 다양한 변화구와 타자를 짜증나게 할 정도의 수 읽기로 삼미 돌풍을 주도했고 급기야 삼미 슈퍼스타즈는 일약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삼미는 김진영 감독이 폭력을 휘둘러 구속된 후 전력누수 현상을 보였고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장명부는 그러나 정규시즌 1백경기가운데 60경기에 마운드에 올랐고 36경기 완투에 30승 16패6세이브, 방어율 2.34라는 한국야구사상 불멸의 대기록을 남겼다.

30승을 달성한 장명부는 시즌종료후 “사장이 약속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몰아부치며 허 사장으로부터 보너스 1억원을 받아냈다. 1983년 이후 장명부는 구단과 연봉문제로 끊임없는 갈등을 하며 ‘돈만 밝히는 선수’로 낙인찍혔다. 장명부는 은퇴후 삼성과 롯데에서 투수 인스트럭터와 투수코치를 지냈지만 지난 91년 마약사범으로 구속돼 사실상 야구계를 떠났다.

장명부의 시즌 최다승(30승), 최다완투(36경기), 최다이닝(427 1/3)기록은 향후 국내프로야구에서 깨지기 힘든 대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짙다. 특히 4인 선발로테이션과 철저한 투수분업체계로 국내프로야구에선 20승투수도 드문 상황이라 장명부의 30승은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인다. 구단 사장과의 내기에 이기기 위해 30승에 더욱 욕심을 냈고 도박을 즐겼던 장명부 투수가 자신이 경영하는 마작하우스에서 생을 마감한 건 하나의 운명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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