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오후(한국시간 14일 새벽) "독일의 통일을 보면서 역사의 진보에 대한 확신이 들었지만 한국의 통일 과정은 독일과 달랐으면 좋겠다"며 통일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평화구조 정착 후 국가연합 단계 거쳐 통일해야"**
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두번째 방문지인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 숙소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독일은 비용이 많이 들었고 아직 후유증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독일과는 통일의 과정이 다를 것이며 달랐으면 좋겠다"며 "통일은 천천히 잘 준비해서 천천히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평화구조 정착시키고 그 토대 위에 교류 협력 통해 관계 발전시키고 북한도 통일 감당할 만한 역량이 성숙되면 국가연합 단계 거쳐 그 때 통일하면 좋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단계에 대해 밝혔다.
***"모두가 북한 붕괴 바라지 않아. 실제 가능성도 낮다"**
노 대통령은 특히 "갑자기 통일이 된다는 건 한 쪽의 붕괴가 온다는 것인데 그건 우리 통일정책과 맞지 않는다"면서 "모두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 토대 위에 서있다. 여당도 야당도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한 붕괴를) 자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고 실제에 있어서도 사정이 다르다. 갑작스럽게 붕괴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한국 정부도 그걸 조장할 생각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설사 북한에서 어떤 사태가 있더라도 내부에서 상황을 통제할 만한 역량이 있다고 본다"며 "한국의 통일은 예측 가능한 프로세스를 거쳐 매우 안정된 절차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6자회담 틀에서 해결 못하면 세계 미래가 불행"**
북핵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매일 북핵, 북핵 하는데 하루이틀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시간은 걸리지만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은 북핵 포기할 용의가 있다. 안전보장하고 관계 정상화하고 나아가 개혁개방 지원해준다면 포기할 의향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순서만 약간 바꿔서 북핵만 포기한다면 그거 다해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며 "본질적으로 의견이 일치하는데 순서 가지고 다투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서로 믿지 못하는 것 같은데 이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오래 대화하면 풀린다"며 "미국이나 북한이 딴 생각 갖고 거짓말 하지 않은 이상 대화하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6자회담 틀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는 세계의 미래가 불행한 것"이라면서 "책임있는 국가가 참여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회담 참가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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