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00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시작되기 전 KCC 신선우 감독은 "골밑은 TG에 비해 확실히 열세다. 하지만 외곽슛과 조직력에 승부를 걸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적이 있다. 농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리바운드 싸움에서 지더라도 노련미와 결정적 3점슛으로 맞서 겠다는 의미다.
1,2차전에서 TG삼보의 높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KCC는 10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외곽슛의 힘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89대85의 승리를 거뒀다.
***레지 밀러 연상시킨 '4쿼터의 사나이' 조성원**
전반에 25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KCC는 3쿼터에 민렌드, 워드의 3점슛으로 TG삼보에 14점차까지 근접했다. 하지만 여전히 골밑에서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들고 있던 '고공파워'의 TG삼보의 벽은 높아보였다.
경기의 흐름이 바뀐건 4쿼터 종료 2분20여초를 남기고 KCC 신선우 감독의 항의가 있은 뒤였다. 몇 수 앞을 내다보는 경기운영으로 '신산(神算)'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신선우 감독은 TG삼보의 슛이 림에 맞지 않아 공격제한시간 24초를 넘겼다고 판정번복을 요구했고 항의가 받아들여졌다.
이후 KCC 조성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3점슛과 골밑슛을 작렬하며 82대83까지 추격했다. KCC는 여세를 몰아 민렌드의 골밑슛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4쿼터의 사나이' 조성원이 종료 44초를 남기고 쏜 3점슛이 림을 가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신선우 감독을 미소짓게 한 조성원의 4쿼터후반 활약은 마치 NBA(북미프로농구)에서 4쿼터 '밀러타임'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레지 밀러(인디애나)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KCC, 공격리바운드에선 오히려 '고공파워' TG에 앞서**
KCC의 승인은 3점슛과 적극적인 공격리바운드 가담에 있었다. KCC는 28개의 3점슛시도중 15개를 성공시키는 54%의 3점슛 적중률을 기록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들어 '휴화산'이었던 조성원이 고비때마다 6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대활약을 했다.
리바운드 숫자에서 절대열세를 면치 못하던 KCC는 팀 리바운드에서 25대28로 TG삼보에 거의 대등한 승부를 펼쳤고 공격리바운드를 10개나 따내는 투지를 발휘했다.
1,2차전 통틀어 단 1점만을 기록했던 KCC의 야전사령관 이상민도 이날 경기에선 7점을 올렸고 절묘한 위치선정으로 리바운드 5개(공격리바운드 3개)를 잡아내 KCC가 골밑 열세를 극복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냈다.
농구는 골밑을 지배하는 팀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스포츠다. 하지만 때로는 신장의 열세를 역이용해 기쁨을 맛봤던 팀들도 꽤 있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의 노련미와 불꽃 같은 3점슛에 기대를 걸고 있는 KCC와 '고공농구'의 대명사 TG삼보의 승부는 지금부터다.
KCC와 TG삼보간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은 4월 12일 오후 6시부터 KCC의 홈구장인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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