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8일(현지시간) 시애틀과의 올 시즌 첫 등판경기에서 아쉽게 승리기회를 놓쳤다. 거액의 FA계약에 비해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먹튀'라는 악평을 들으며 팀내 입지가 크게 좁아졌던 박찬호에겐 더욱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박찬호는 이날 5와 3분의 2이닝동안 4안타 3실점하며 호투했다. 전통적으로 플라이볼 투수였던 박찬호는 이날 경기에서 8개의 땅볼타구를 이끌어내며 시범경기부터 갈고 닦았던 투심 패스트볼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1회초 히달고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얻어 다소 안정감을 찾은 박찬호는 1회말 이치로에게 빗맞은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4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5회 박찬호는 위기를 자초했다. 박찬호는 1사후 랜디 윈을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올리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박찬호는 후속타자 발데스를 1루땅볼로 유도해 병살플레이를 노렸지만 실패했다. 박찬호는 1사 주자 1,3루 상황에서 이치로에게 우전적시타를 얻어맞았다. 몸쪽에 원바운드성으로 떨어지는 공이었지만 이치로의 감각적인 타격을 당해내지 못했다.
계속되는 위기에서 박찬호는 랜디 리드에게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성 공을 던지며 2타점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박찬호는 벨트레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급한 불을 껐다.
투구수 94개로 선발투수의 한계점인 1백투구에 근접한 박찬호는 6회말 2사후 마운드를 메이헤이에게 내주고 물러났다.
텍사스는 6회초 곤잘레스와 멘치의 연속안타에 힘입어 다시 4대3으로 역전해 박찬호에게 꿀맛 같은 승리를 안겨주는 듯 했지만 구원투수들의 부진으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시애틀은 3대4로 뒤지던 7회말 박찬호와 LA다저스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애드리안 벨트레가 텍사스의 바뀐투수 덕 브로카일을 상대로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역대 3루수 한 시즌 홈런타이기록(48개)을 세운 벨트레가 옛 동료 박찬호의 첫 승을 빼앗은 셈이다.
텍사스는 8회초 시애틀 1루수 리치 섹슨과 유격수 발데스의 연속실책에 편승해 2점을 얻어 6대5로 앞섰지만 8회말 시애틀 이바네스에게 투런 홈런을 맞는 등 시애틀에게 추가로 4점을 내줘 6대9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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