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을 거치며 갈등기류가 증폭된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신기남 의원 사이의 관계에 새로운 변화 기류가 엿보여 주목된다.
***정장관, 정보위원장 매개로 화해 제스츄어?**
최근 우리당 내에는 문희상 의장이 맡고 있던 국회 정보위원장 후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정 장관측이 신 의원을 물망에 올리고 있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이는 정 장관측이 그간의 앙금을 털기위한 '화해 제스츄어'로 정보위원장 자리를 배려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으로 이어지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 의원측은 "원내에서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정보위원장 자리를 한번 고려해 보는게 어떠냐는 식의 제안이 외부에서 들어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장관측의 제안이냐는 질문에는 "실무진 차원의 제안이었다"고 직답을 피하면서도 "그 자리에 욕심을 내고 있지도 않고 당근의 일환으로 제안하고 말고 할 자리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문 의장 쪽에서 배기선 의원을 낙점하는 듯이 기사가 나가는 것을 보면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지, 내부적으로 논의나 검토를 하지는 않았다"고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정 장관측은 "정보위원장 자리는 원내대표 소관으로 알고있다. 정 장관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도 없고, 설령 그렇다고 먹히는 것도 아니다"고 제안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실제로 당 내에선 정보위원장 후보군에 천정배 배기선 신계륜 유인태 의원과 함께 신기남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원내대표단 관계자는 "유 의원을 제외하면 이들은 모두 3선 이상이면서 특별한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은 의원들이라는 이유일뿐 다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천 의원은 적극적이지 않고, 신계륜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문희상 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이던 배 의원이 사실상 낙점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 의원도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이고 '논공행상' 논란이 이어질 수도 있다.
***신기남 "이미 가는길이 달라졌다"**
결국 정 장관측이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신기남 정보위원장' 카드는 무위가 될 공산이 적지 않지만, 정 장관측이 향후에도 신 의원에게 지속적인 관계개선의 손길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은 적지않다.
당장 신 의원의 또 다른 측근은 "최근 정 장관이 직접 연락한 것은 아니지만 그 주변에서 신 의원을 같이 한번 보자는 제안이 있었다"며 "하지만 전당대회를 거치며 정장관과는 노선의 차이가 확인됐는데, 곧바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만나기는 애매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한 신 의원은 정 장관과 자신이 속한 '바른정치모임' 활동에도 부담스러운 눈치다.
그는 또 "정보위원장 자리와는 무관하게 정 장관으로서는 (향후 대권가도에) 신 의원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본다"며 "인간적으로야 모르겠지만 공적으로는 이미 가는길이 달라졌다"고 선을 그었다.
하기에 이미 '실용'과 '개혁'으로 갈라선 양측의 관계가 끈끈했던 과거의 '천신정' 관계로 되돌려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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